싱가포르 총선, 여당 승리했지만…"사실상 패배" 분석(종합)
의석 점유율 89%, 사상 최악
야당 노동자당 의석은 4석 늘어
[싱가포르=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조기총선이 치러진 싱가포르의 투표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유권자들이 신분 확인을 하고 있다. 선관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유권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게 했고, 현장에서 일회용 비닐장갑을 나눠줬다. 2020.07.11.
11일(현지시간) CNA, 스트레이츠타임스, AP통신에 따르면 10일 실시된 조기 총선 개표 결과 PAP는 전체 93석 중 83석을 가져갔다.
야당인 노동당(WP) 의석은 6석에서 10석으로 늘었다.
리셴룽 총리가 이끄는 PAP의 승리가 이미 예상된 가운데 관심사는 얼마나 압도적으로 승리하느냐였다.
이번 총선에서 PAP의 득표율은 61%였고 전체 의석의 89%를 차지했다.
지난 2015년 총선에서는 PAP가 70%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며 89석 중 93%인 83석을 가져갔다.
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득표율과 관련해 "내가 기대한 만큼 높지 않았지만 PAP를 향한 폭 넓은 지지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노팅엄 대학의 브리짓 웰시는 "싱가포르의 (정치) 상황에 비춰볼 때 PAP의 패배다. 의석 점유율은 최악이고 득표율도 낮다"고 말했다.
그는 "PAP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고 오판했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PAP에 더 많은 걸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분석했다.
PAP는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이자 리 총리의 선친인 리콴유 전 총리가 설립했다. 경제 성장에 힘입어 1965년 독립 이후 PAP는 모든 총선에서 이겼다.
하지만 정부의 엄격한 통제, 언론 검열, 반체제 인사에 대한 소송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고 AP는 전했다.
이번 총선은 지난 6월23일 리 총리가 조기 총선 실시 방침을 밝히면서 이뤄졌다. 리 총리는 당시 TV 연설에서 조기 총선의 길을 열기 위해 국회를 해산해줄 것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투표는 오후 8시 종료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예방 조치로 대기줄이 길어지자 오후 10시까지로 연장됐다. 선거관리 당국은 오후 7시가 지나 이 같은 성명을 발표했으며, 일부 야당은 "너무 변칙적"이라고 반발했다.
선거관리 당국은 일회용 장갑 착용을 의무화했다가 투표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방침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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