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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남부 한파와 폭설로 텍사스 병원들 물부족 "비상"

등록 2021.02.22 08: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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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팔입고 나던 겨울에 한파로 사망76명 발생

평년기온 회복후에도 식수난 등 후유증 심해

[글렌우드=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글렌우드 지역의 한 가족이 촛불을 켠 채 식사를 하고 있다. 미국 남부를 강타한 한파가 텍사스주(州)에서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블랙아웃 사태가 불거졌다. 2021.02.18.

[글렌우드=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글렌우드 지역의 한 가족이 촛불을 켠 채 식사를 하고 있다. 미국 남부를 강타한 한파가 텍사스주(州)에서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블랙아웃 사태가 불거졌다. 2021.02.18.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남부를 강타한 이례적인 혹한과 폭설의 후유증으로 텍사스주를 비롯한 일부지역에서는 기온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단수가 계속되어 병원들이 물부족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

AP통신과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현재 텍사스지역의 기온은 15~16도의 온화한 날씨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눈보라와 한파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는 곳이 많다.

이 곳 병원들은 폭설과 강추위가 한 창일 때, 평소 같으면 반팔과 얇은 재킷 정도로 겨울을 나는데 익숙해 있던 주민들과함께 엄청난 폭설과 얼음,  사상 최저 기온의 추위 속에서 환자를 돌보며 싸워야했다.

특히 강추위가 주요 수도관을 동결 또는 동파시키고  수백만 주민들을 정전으로 암흑사태에 몰아넣은 이후로, 이로 인해 최소 7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들 가운데 절반은 텍사스주 주민들이었다. 

테네시주에서도 7명, 오리건주 포틀랜드시에서도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시 동쪽 80km지점에 있는 농촌도시 아나우악에 있는 한 종합병원은 정전과 함께 단수까지 겪어야 했다.  이 병원과 2곳의 작은 의원,  요양센터 한 곳을 운영하고 있는 '챔버스 헬스'의 윌리엄 키퍼 CEO는 이 의료시설들이  비상용 발전기 몇대와 275갤런( 약 1042 리터)짜리 물탱크 하나에 의지하고 버티어 내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요양센터의 수영장 물을 세 차례나 정수해서 탱크에 채워 넣어 재활용하며 견디었다고 그는 말했다.

지난 16일에는 만삭의 산모가 눈과 얼음으로 막힌 도로때문에 휴스턴시 교외의 산부인과 병원까지 가지 못하고 이 곳 병원으로 걸어들어왔다.  응급실 요원들이 무사히 아기를 받아냈지만,  이 병원이 없었다면 산모는 2시간도 더 걸리는 휴스턴의 병원에 가지 못하고 도중에 차에서 출산을 하거나 동사 등 더 큰 위험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키퍼 원장은 말했다.

18일부터 이 지역에는 수돗물 공급이 재개되었고 21일에는 급수가 정상화되었지만,  병원 관계자들은 보건의료시설의 급수지원 시스템을 더 한층 최신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휴스턴=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공원에서 물을 받아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 모습. 텍사스 주민들은 이례적인 한파로 인해 대규모 단수 사태를 겪고 있다. 2021.02.19.

[휴스턴=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공원에서 물을 받아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 모습. 텍사스 주민들은 이례적인 한파로 인해 대규모 단수 사태를 겪고 있다. 2021.02.19.

휴스턴 기독병원의 게일 스미스 대변인은 이 지역 최대 병원 두 군데도 이제는 급수가 재개되었지만  지역 의원들이 모두 문을 닫은 동안 엄청난 수의 투석환자들이 이 곳에 몰려들어 이들을  돌보느라 전쟁을 치렀다고 말했다.

이제  거의 거의18도까지 올라 정상화되었는데도 휴스턴시의 NRG 종합운동장에는 21일에도 휴스턴 푸드뱅크로부터 물과 식수를 배급받으려는 승용차의 줄이 수백 대씩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고령자와 장애인등을 위한 다른 생필품도 무상 배급하고 있다.

지난 주 10cm의 폭설이 내렸던 테네시주의 멤피스 시에서도 가스 수도회사들이 수압이 회복되지 않아 수돗물의 수질이 위험할 수 있다며 모든 주민들에게 식수를 끓여서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공지를 띄웠다.

현재 약 26만 가구의 가정과 사업체들이 이를 따르고 있다.  병원과 요양원에서는 할 수 없이 병에든 생수를 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테네시주 주방위군이 세인트 프랜시스 병원으로 식수 나르기 작전에 투입되었다.

대도시 곳곳의 대형 마트나 식품점에서는 선반에 생수를 계속 채워놓기 위해 거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물부족 전쟁은 식수 뿐 아니라 시설에도 확대되어,  20일 멤피스 국제공항에서는 지난 19일부터 수압 문제로 모든 항공기가 뜨지 못하다가 이 날  비로소 항공기 이륙이 시작되었다.  공항 일부에서는 아직도 수세식 화장실이 가동되지 않아서 임시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일 텍사스주 일대에 중대 재난지역 선포를 한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은 곧 재해지역을 방문하겠다는 열의를 보이고 있어,  이 번 주에 남부 지역 방문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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