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혼다, 전기차 전환에 '몸집 줄이기'…2000명 조기퇴직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가 전기자동차(EV)로의 전환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혼다가 올해 4월~5월 55세~63세 정사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제도에 2000명 이상이 응모했다.
이는 일본 혼다 직원의 약 5%에 해당하는 인원으로, EV 개발에 따라 기술자 등의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해석했다.
혼다는 2040년까지 세계에서 판매하는 신차를 모두 EV 및 연료전지차(FCV)로 하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닛케이는 이같은 변화의 물결은 혼다에 그치지 않고 일본 전체 자동차산업의 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생산에는 복잡한 가공이 필요한 엔진 등이 필요없어 부품 수가 반감하기 때문이다. 일본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일하는 약 70만명 중 10%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례로 일본 도치기(栃木)현 모카(真岡)시에는 혼다 자동차의 엔진 부품 및 가솔린 차량의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는데, 혼다는 이 공장은 2025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전기차로의 전환으로 엔진 부품 생산이 감소하는데 따른 조치다.
가솔린 자동차 생산 시 필요한 부품 수는 3만여 개인데,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면 필요한 부품은 40~50% 줄어들 전망이다. 이 가운데서도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엔진이 없어지는 영향이 크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는 지금까지 엔진을 자체 개발·생산해 왔다. 자동차 대기업이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다수의 기업을 통과하면서 산업 피라미드와 같은 구조가 형성됐다. 이익은 부품 업체와 나누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EV의 부품은 엔진보다 단순하다. 이로 인해 자동차 대기업이 다수의 부품 기업을 통괄하는 거대한 산업 피라미드의 필요성은 희미해지고, 다른 업종에서의 진입 장벽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자동차 업체는 설계 및 디자인, 소프트웨어 등의 개발에 전념하고, 생산은 다른 기업에 맡기는 '수평분업' 모델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전자기기를 위탁 생산하는 세계 최대 대기업 대만의 훙하이는 EV의 위탁생산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훙하이에 위탁하면 공장이 없고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더라도 자사 브랜드의 EV를 쉽게 제작할 수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 스즈키의 스즈키 오사무(鈴木修) 전 회장은 이같은 수평분업이 진행되면 "기존 산업 피라미드는 붕괴 된다"고 말한다.
EV로의 전환은 고용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의 컨설팅 회사인 아서디리틀(ADL)재팬에 따르면, EV로의 전환으로 일본 국내의 68만6000명 가량의 자동차 부품 관련 일자리 중 2050년까지 8만4000명의 직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강국 독일에서는 이미 EV전환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독일 Ifo 경제연구소는 지난 5월 EV 전환이 진행되면 2030년까지 적어도 독일에서 21만5000명의 고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V로의 전환은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지 재료로 사용되는 희소 금속인 리튬의 경우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서 탄산 리튬의 거래가격이 지난 4월 9만위안으로 2년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터 등에 사용하는 구리도 EV용 수요 등을 전망한 투기자금이 유입되면서 런던 금속거래소(LME)의 3개월 선물 가격이 지난 5월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모터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인 네오디뮴의 국제가격도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EV 관련 네오디뮴 수요는 2040년에 2020년의 6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리튬과 구리 등은 가전 등에도 폭넓게 사용되고있어, EV로의 전환이 생활에 필수적인 다양한 가전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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