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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오퉁大, 기준 이상 영어 점수를 졸업조건서 삭제…거센 논란

등록 2023.09.22 19:22:38수정 2023.09.22 23: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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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정부 민족주의 정서 고양 속 찬반 논쟁 이어져

"중국 발전…이젠 외국인이 중국어 배워야" vs "내향화와 이념통제 강화"

"영어 이해 못하면 과학·기술 분야에서 뒤쳐질 것" 경고도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거
[서울=뉴시스]중국 산시(陝西)성의 명문 자오퉁(交通)대학이 졸업 전제조건에서 영어 시험을 배제, 시진핑(習近平) 주석 통치 하에서 민족주의 정서가 고조된 가운데 교육 시스템에서 세계 공통어의 역할에 대한 열띤 논쟁을 불렀다고 CNN이 22일 보도했다. <사진 출처 : CNN> 2023.09.22.

[서울=뉴시스]중국 산시(陝西)성의 명문 자오퉁(交通)대학이 졸업 전제조건에서 영어 시험을 배제, 시진핑(習近平) 주석 통치 하에서 민족주의 정서가 고조된 가운데 교육 시스템에서 세계 공통어의 역할에 대한 열띤 논쟁을 불렀다고 CNN이 22일 보도했다. <사진 출처 : CNN> 2023.09.22.

중국 산시(陝西)성의 명문 자오퉁(交通)대학이 졸업 전제조건에서 영어 시험을 배제, 시진핑(習近平) 주석 통치 하에서 민족주의 정서가 고조된 가운데 교육 시스템에서 세계 공통어의 역할에 대한 열띤 논쟁을 불렀다고 CNN이 22일 보도했다.

자오퉁대학은 20일 학생들이 학사 학위를 받기 위해 더 이상 영어 시험을 통과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많은 네티즌들이 이러한 자오퉁대학의 결정을 칭찬하고 더 많은 대학들도 이를 따르라고 촉구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큰 반향이 일었다.

"아주 좋다. 다른 대학들도 뒤따르면 좋겠다. 중국인들의 학위를 외국어(시험)로 검증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웨이보 게시글에 2만4000건이 넘는 '좋아요'가 달렸고, 관련 해시태그는 21일까지 3억50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중국은 1987년부터 영어 시험에서 기준 점수 이상을 받아야만 졸업 자격이 부여됐었다. 이는 중국이 선진국을 따라잡는 개방에 매달리는 과정에서 세계 학술 및 과학 분야의 주요 언어인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난 몇년 새 일부 대학들은 국가 시험을 자체 시험으로 대체하는 등 영어의 중요성을 낮춰왔다. 하지만 영어 시험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자오퉁 대학이 처음이다.

600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한 민족주의 인플루언서는 "영어가 중요하지만, 중국이 발전함에 따라 영어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게 됐다"고 웨이보에 썼다. 그는 "이제 외국인들이 중국어를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주석의 중국 정부는 중국이 문화적 자신감을 강화하고, 서구의 영향력을 막아야 한다며 중국을 더 민족주의적이고 내향적으로 만들어 왔다. 학교와 대학에서 서구 교과서를 사용하거나, 민주주의나 언론의 자유 및 사법 독립과 같은 서구식 가치에 대해 논하는 것은 금지됐다.

중국은 2001년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영어를 필수 과목으로 만들었지만, 중국에서 가장 국제적인 도시로 꼽히는 상하이는 2021년 초등학교에서의 영어 시험을 금지시켰다. 일부 전인대(의회) 의원들과 정부 자문가들도 학교와 대학 입학시험 핵심 과목에서 영어를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거세다. 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일부 중국인들은 중국의 내향화와 이념적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웨이보에는 "문화적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문화적 자신감은 문화적으로 오만하거나 근시안적이거나 폐쇄적인 것과는 다르다"거나 "세계를 이해하려면 영어가 필요하다. 이는 사실이며 민족주의 기치로 덮을 수 없다"는 등 반박 글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영어 시험을 졸업과 연계할 필요는 없지만, 영어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영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과학·기술 분야에서 뒤쳐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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