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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 포기 생각 없어…내년 강도 높은 도발 예상"

등록 2019.12.17 14: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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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아산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

신범철 "北, 핵보유 용인 전략으로 갈 것"

"美 양보 없다면 강도 높은 도발 예상"

[서울=뉴시스] 아산정책연구원은 17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 1층 갤러리에서 '2020 아산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아산정책연구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산정책연구원은 17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 1층 갤러리에서 '2020 아산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아산정책연구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북미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새로운 길'을 선포하고, 도발 강도를 높여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타협을 선택하는 대신 국제 사회에서 대북 제재 이행을 강조하며 북미 대결 구도가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7일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20 아산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 북한이 악화되는 상황 쪽으로 선택하면 고강도 대미 정책과 고강도 대남 정책을 펼치는 상황도 목도할 수 있다"며 "그 간 발생했던 부정적 상황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현 단계에서 북한은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북미 협상은 미국의 양보를 통해 핵 보유로 가기 위한 것이고, 통하지 않는다면 무력 시위로 한국에서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는 전략으로 갈 것이다"며 "미국이 양보를 안 하면 힘으로 북한이 보여주려 할 것이다. 강도 높은 도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 경우 전반적으로 남북간 교류와 협력이 제한되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쏜다면 형식적으로 제재에 동참할 것"이라며 "다만 2017년 미국을 향한 고강도 도발과 2010년 연평도 사건 등과 같은 전례 없는 긴장이 한반도에 조성되지만 북한도 전면전으로 갈 수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잃을 게 많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언급한 '새로운 길'에 대해서는 "북한이 노동신문에 언급한 대로 '자력 갱생'이 아니라 '자력 부흥', '자력 번영'을 내세우고,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나 자위적 핵무력에 더해 새로운 길을 다음 주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핵 보유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기는 어렵지만 핵 보유국 지위 구축을 위해 도발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비핵화를 포기하면 후세에 핵을 물려주는 것이다. 철저히 대응하면서 상황 관리를 해야 한다"며 "중국, 러시아와 협력이 중요하다. 우리의 선택은 북한의 사실상 핵보유 시도를 수용하는 게 아니라 저항하는 게 맞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아산정책연구원은 17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 1층 갤러리에서 '2020 아산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아산정책연구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아산정책연구원은 17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 1층 갤러리에서 '2020 아산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아산정책연구원 제공)  [email protected]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내·외 환경이 쉽지 않은 가운데 북한이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거나 실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올해 수차례 발사시험에서 봤듯이 북한은 핵무기 외에도 신형 전술 무기를 개발하거나 개량하고 있다. 올해 11월 초대형 방사포의 연속 발사 시험에 성공하며 다연장 로켓포 개발과 양산에 대한 자신감도 보여줬다.

박지영 선임연구원은 "올해는 비핵화와 관련해 실질적인 진전이 거의 없었다"며 "북한이 올해 새로운 핵실험을 수행하지는 않았으나 세계는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한 평가를 상향 수정하는 분위기다. 핵무기 보유 수량도 올해 40~50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00여개의 수량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비핵화는 불능화, 중단, 폐기, 검증 등 기술적이고 지루하고 힘든 기술, 정치, 외교적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협상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가 하나도 안 돼 있다"며 "북한은 다양한 전략 무기 개발, 비군사적인 옵션, 정치·경제·외교·사회 불안 등 여러 가지를 조장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옵션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핵 협상 기류는 올해와 달라질 것이 거의 없으면서 전세계에서는 비핵화라기보다는 북핵 문제를 현재 수준에서 봉합하고자 하는 핵군축 양상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다"며 "내년에는 북한 비핵화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수위 높은 도발을 하지 않는 한 협박이나 군사적 조치보다는 관여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과도한 도발을 시도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 방식도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제임스 김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북한 추가 제재 방안을 통과시키는 방안이 2개 정도 준비돼 있다"며 "금융기관에 대한 세컨드리 보이컷 의무화, 북한 관련 모든 사업 거래 금지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 있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위협적이라면 적절한 군사 조치도 따를 수 있지만 (제재 수위는) 북한 도발에 달려 있다. 아직까지 예측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승주 이사장은 "한국은 미국과 동맹국, 중국과 우호국 관계를 유지하되 등거리 외교가 아닌 균형 외교를 추구해야 한다"며 "남북한 관계, 북한 핵 문제에서는 평화와 비핵화를 동시 추구하는 압박과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 북한에는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주변국에 모순되는 듯한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며 "북한과 평화를 유지하는 한편 미국, 일본과 군사공조를 통해 강한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 압박을 유지하며 북한과의 대화, 교류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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