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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국방장관 아시아 순방 돌입…北 침묵 유지할까

등록 2021.03.15 18: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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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북정책 공식화 전 한·일 고위급과 소통

'동맹 간 공조' 강조…일본 강경 입장 반영될 듯

北관망세 유지 여부 관심…"도발시 효과 극대화"

[서울=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일본, 한국으로 떠난다고 밝혔다. 2021.03.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일본, 한국으로 떠난다고 밝혔다. 2021.03.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미국 국무·국방장관이 일본, 한국 방문길에 오른 가운데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이 최종 조율을 거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물밑 접촉 시도에도, 한미연합훈련 개시에도 침묵을 유지 중인 북한이 미국 고위관료들의 행보를 계기로 대미 움직임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5일 오전(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외교 정책의 중심에 민주주의가 돌아왔다. 미국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두 동맹국들과 어떻게 협력을 강화할지 논의하기 위해 도쿄와 서울로 떠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오는 16~17일 일본을 방문한 뒤 17~18일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를 거쳐 일본으로 향한다. 그는 블링컨 장관과 함께 일본, 한국을 방문하고 19일 인도로 떠난다.

이번 순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일본 정부 고위급과 대북정책 소통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1월 출범 이후 대북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북핵수석대표를 비롯한 실무급 간 논의가 수차례 있었던 만큼 이번 계기에 외교국방장관(2+2) 회의 등으로 급을 높여 대북정책 방향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통해 동맹국과 최종적인 협의를 거쳐 대북정책을 공식화할 전망이다. 성 김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은 12일(현지시간) 컨퍼런스콜(전화브리핑)에서 대북정책과 관련해 "수주 내에 검토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이 미국 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얼마나 반영될지도 이번 순방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회복'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관건은 한·일 간 대북정책 시각차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비롯한 북한의 선(先) 행동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이는 6·12 싱가포르 공동선언 계승, 종전선언, 인도적 지원 확대 등 북미 간 신뢰 조성을 중시하는 한국 정부의 대북 구상과는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1차 시·군 당책임비서 강습회가 3월6일 4일 회의로 폐강됐다"고 보도했다. 2021.03.07.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1차 시·군 당책임비서 강습회가 3월6일 4일 회의로 폐강됐다"고 보도했다. 2021.03.07. (사진=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미국이 한·미·일 공조에 방점을 찍고 있어 일본의 강경한 입장이 반영될 공산이 크고, 또 오바마 정부 시절 경험에 비춰도 제재를 지렛대로 북한을 협상장으로 불러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에 대북정책이 구체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이미 쿼드 정상회의에서 나온대로 '유엔 결의안에 따른 완전한 북한 비핵화'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뉴욕 채널 등을 통한 미국의 접촉 시도에 반응을 나타내지 않아 미국이 제재 압박을 끌어올릴 명분은 한층 강화되고 있다.

북한의 침묵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관망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미국이 먼저 대북 접근을 전향적으로 바꿔야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기싸움 조치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8차 당 대회에서 직접 중단을 요구한 한미연합훈련이 지난 8일 시작됐음에도 대남 비난을 삼가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 장관들의 순방 중에 도발을 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미국으로서는 스텝이 꼬이지만 북한은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며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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