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에 정보 담아 '양자컴퓨터'시대 연다…IBS, 홀뮴 원자 하나에 1비트 구현
【대전=뉴시스】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이 홀뮴(Ho) 원자 한 개로 1비트(bit)를 안정적으로 읽고 쓰는 데 성공했다. 사진 왼쪽부터 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최태영 연구위원과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연구단장. (사진=IBS 제공)
원자를 메모리로 이용해 미래형 첨단 컴퓨터인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 시대를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단장(Andreas Heinrich,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홀뮴(Ho) 원자 한 개로 1비트(bit)를 안정적으로 읽고 쓰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데 실리콘 반도체 대신 원자를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는 제한된 공간에서 스위치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여가면서 저장용량을 늘리고 처리속도를 개선해왔지만 한계에 이르렀다.
이에 양자역학에 기반을 둔 양자 컴퓨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0과 1의 이진법인 비트로 연산하는 디지털 컴퓨터와 달리, 0과 1 외에 중첩의 양자 상태도 신호로 쓰는 큐비트(qubit) 연산을 하는 컴퓨터를 말한다.
중첩은 한 입자가 여러 곳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를 이용해 비트별로 차례차례 계산하는 실리콘 반도체 컴퓨터와 달리 여러 비트를 한 번에 계산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지금까지 상영된 모든 영화를 USB 메모리카드 한 개 크기의 칩에 저장하거나 인간이 수 백년 동안 계산해야 할 수식을 수 초안에 계산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하지만 양자에 정보를 저장하고 입출력하는데 한계가 있어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대전=뉴시스】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단장(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홀뮴(Ho) 원자 한 개로 1비트(bit)를 안정적으로 읽고 쓰는 데 성공했다.주사터널링현미경 탐침(사진 위 노란색)으로 홀뮴 원자에 전류를 흘리면 원자의 자기 상태를 읽거나 상태를 바꿀 수 있다. 이는 원자에 정보를 입력하고 읽는 것과 같다. (사진=IBS 제공)
홀뮴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가 내부에서 만드는 자성으로 인해 원자 외부에 방향성이 명확한 자기장을 만들기 때문이다.
위, 아래로의 신호가 명확하게 구분돼 디지털신호인 '0'과 '1로 대체, 1비트를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 주사터널링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을 이용해 산화마그네슘(MgO) 기판 표면 위에 놓인 홀뮴 원자의 전류를 측정하고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홀뮴 원자들은 1나노미터(㎚) 정도 간격으로 밀집해도 서로 영향을 주지 않아, 원자를 촘촘히 배열해 저장밀도를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하인리히 단장은 "위, 아래로 이뤄진 단일 원자 스핀 상태는 디지털 컴퓨터를 위해서는 충분하다지만 두 상태가 동시에 공존하는 양자 제어에 성공하면 양자 컴퓨팅을 위한 큐비트로 발전할 수 있다"라며 "양자 제어를 위해 추가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최태영 연구위원이 공동 저자로 수행했고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Reading and Writing Single-Atom Magnet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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