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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스크에 요동친 코스피···조정 장세 지속되나

등록 2017.08.09 16: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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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코스피 지수가 북한 리스크 부각에 26.34포인트(-1.10%) 하락한 2,368.39로 장을 마친 9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7.08.0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코스피 지수가 북한 리스크 부각에 26.34포인트(-1.10%) 하락한 2,368.39로 장을 마친 9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7.08.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북핵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코스피가 급격히 꺾였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2394.73) 대비 26.34포인트(1.10%) 하락한 2368.39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370선 아래로 밀려난 것은 지난 6월21일(2357.53) 이후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북한이 핵으로 또 다시 미국을 위협하면 그동안 세계가 볼 수 없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2호로 괌을 폭격할 수 있다는 위협으로 맞대응,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감이 고조되며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실제로 전날까지 2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로 돌아섰던 외국인 매매는 이날 순매도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 외국인은 지난 7일과 8일 각각 931억원, 91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9일 다시 258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 종목을 중점적으로 팔았다.

삼성전자를 2197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SK하이닉스를 648억원 팔아치웠다. 이에 두 회사 주가도 3%대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7만2000원(3.02%) 하락한 231만40000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도 2100원(3.17%) 빠진 6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우선주인 삼성전자 우도 전일 대비 2.55% 하락했다.

외국인은 또 한화생명(-137억원), 한국타이어(-127억원), 삼성전기(-126억원), 삼성SDI(-124억원), NAVER(-79억원) 등을 순매도 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지난달 13일 종가기준 처음으로 2400을 돌파한 이후 좀처럼 추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또 다시 부각된 북한 리스크는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 코스피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인터뷰 직후 미국증시는 조정을 받았고, 변동성지수(VIX)는 10포인트 위로 반등했다"며 "한국물 상장지수펀드(ETF)는 -0.85%까지 밀린 채 마감했고, 원화도 다소 반등했다"고 짚었다.

이어 "글로벌 자금흐름은 바뀌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아시아 신흥국이 강세를 보였고 라틴 신흥국은 부진했지만, 하반기 들어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고 아시아 지역 리스크가 나타나면서 아시아에서 라틴으로 자금 이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간의 학습효과로 증시가 단기간 내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번 북미간 갈등이 어떠한 식으로 전개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포함해 탄도 미사일 발사를 위한 핵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고, 더욱이 러시아 스캔들로 지지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대북 문제를 더욱 부각해 지지율 추가 하락을 막으려는 방패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경우 유엔 결의안 채택으로 수출 등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욱 벼랑 끝 전술을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양측의 입장을 감안하면 북미간 발언 수위가 당분간 높아지면서 강대 강 분위기가 이어질 공산이 높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수준에 그친바 있어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과도한 비관론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난 4월에 이어 또 다시 북한 리스크가 촉발되고 있는 배경에는 북한이 소위 미국의 인내 범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결국 북미간 발언 수위에 따라 긴장이 고조와 완화를 반복하면서 금융시장에 제한적 영향을 주고, 따라서 주식시장 외국인 매매도 순매도와 순매수를 반복하는 현상이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북한 리스크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많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북한관련 강경한 발언에는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이라는 전제조건이 있다"며 "한국 증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매물 출회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외환시장이 안정을 보이고 있고 미국 경기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여지가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계속된 북한에 대한 경고와 북한의 거센 응수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아시아 신흥국을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의 시선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러한  불안감이 당장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강하게 이어지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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