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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친환경 농가 '살충제 계란' 검출···사상 초유 '식품 대란'

등록 2017.08.15 19: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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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뉴시스】고승민 기자 = 15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한 산란계 농가에서 국립농산물품진관리원 검사요원들이 유해물질 확인을 위해 계란을 수거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와 남양주의 산란계 농가에서 유럽 살충제 계란 논란 성분 '피프로닐(살충제)'과 '비펜트린(닭 진드기 퇴치제)'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는 이날 0시를 기해 전국 모든 3000마리 이상 규모 농가에서 생산되는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돌입했다.2017.08.15.  photo@newsis.com

【화성=뉴시스】고승민 기자 = 15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한 산란계 농가에서 국립농산물품진관리원 검사요원들이 유해물질 확인을 위해 계란을 수거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와 남양주의 산란계 농가에서 유럽 살충제 계란 논란 성분 '피프로닐(살충제)'과 '비펜트린(닭 진드기 퇴치제)'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는 이날 0시를 기해 전국 모든 3000마리 이상 규모 농가에서 생산되는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돌입했다.2017.08.15. [email protected]

정부, 계란 출하 중지···전국 산란계 농장 1456곳 전수검사 
예고된 참사에 소비자들 분통···추석 앞두고 식품안전·물가 비상

【세종=뉴시스】변해정 박상영 기자 = 유럽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살충제 계란'이 국내 농장에서 버젓이 생산·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항생제와 농약 사용을 최소화했다는 친환경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서 금지 살충제인 피프로닐을 사용한 것이어서 충격은 더욱 크다.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계가 일제히 계란 판매를 중단했고 소비자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맹목성 피프로닐' 검출···정부 1456곳 뒷북 전수검사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살충제 계란은 전날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잔류농약 검사를 하던 중 검출됐다.

 경기 남양주시 A농가에서는 피프로닐(Fipronil) 살충제 성분이 코덱스 기준치인 0.02mg/kg 보다 많은 0.036mg/kg이 검출됐다. 이 농가는 8만마리를 사육해 하루 평균 2만5000개의 계랸을 생산하고, 도매상격인 중간유통상 5곳에 계란을 납품해왔다.

 피프로닐은 가축에 기생하는 벼룩이나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애는 데 쓰이는 살충제로, 식용 목적의 가축에는 사용이 일체 금지돼 있다.

 경기 광주시 B농가에서는 비펜트린(Bifenthrin)이 기준치 0.01mg/kg 보다 많은 0.0157mg/kg 검출됐다. 이 농가의 산란계 사육 규모는 6만수이며, 하루 1만7000개를 생산한다.

 비펜트린은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일본명 와구모)를 제거하는 살충제로, 허용 기준치 범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화성=뉴시스】고승민 기자 = 15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한 산란계 농가에서 국립농산물품진관리원 검사요원들이 유해물질 확인을 위해 계란을 수거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와 남양주의 산란계 농가에서 유럽 살충제 계란 논란 성분 '피프로닐(살충제)'과 '비펜트린(닭 진드기 퇴치제)'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는 이날 0시를 기해 전국 모든 3000마리 이상 규모 농가에서 생산되는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돌입했다.2017.08.15.  photo@newsis.com

【화성=뉴시스】고승민 기자 = 15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한 산란계 농가에서 국립농산물품진관리원 검사요원들이 유해물질 확인을 위해 계란을 수거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와 남양주의 산란계 농가에서 유럽 살충제 계란 논란 성분 '피프로닐(살충제)'과 '비펜트린(닭 진드기 퇴치제)'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는 이날 0시를 기해 전국 모든 3000마리 이상 규모 농가에서 생산되는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돌입했다.2017.08.15. [email protected]

때문에 전북 순창의 C농장에서도 비펜트린이 검출됐으나 기준치 미만인 0.006mg/kg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 측 판단이다.

  경기 지역 두 농장은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아 친환경 농가로 선정된 곳이다. 통상 소비자들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농가에서 출하된 경우를 친환경 계란으로 인식한다.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가는 전체 산란계 농장 1456곳 중 53.6%에 이른다.

 하지만 현행 기준에는 수의사의 처방에 따라 호르몬제를 사용하거나 구충제를 비롯한 동물용의약품을 사용한 가축의 약품 휴약기간이 2배가 지나면 무항생제 인증마크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두 농장에서 판매·유통된 계란 전량을 최대한 서둘러 회수해 폐기하기로 했다.

 법령 위반 요건을 검토한 뒤 축산물위생관리법 등에 따라 형사고발도 취한다. 유독·유해 물질이 들어있거나 우려가 있는 축산물을 판매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0.7~1.0㎜ 크기의 닭 진드기는 닭에 달라붙어 1~2시간 동안 피를 빨아먹고 살며 산란율과 달걀 품질을 떨어뜨린다.

 때문에 많은 농장들이 진드기 제거를 위해 살충제를 사용한다. 당국이 가축이 없는 빈 축사에 살충제를 뿌리거나 저농도 약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농가들은 살충효과를 높이려 직접 닭 몸에 약을 뿌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닭 피부에 살충제가 스며들어 인체에 해로운 오염 계란을 낳게 된다.

 정부가 관계부처 및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전국 산란계 농장 1430곳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에 나선 이유다.  두 농장 외에 유독 살충제를 위법하게 쓰는 농장이 더 있을 여지가 있다.

 TF는 식품산업정책실장을 TF 팀장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방자치단체, 생산자단체, 유통업체가 참여한다. 전수 검사는 사흘 이내에 완료한다는 복안이다.

 계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계란 생산·유통량이 많은 20만 마리 이상 산란계 농장 47곳에 대한 검사를 우선 끝내 16일부터 평상시 25%에 해당하는 물량을 출하하기로 했다. 검사 결과 합격한 농장의 계란만 검사증명서 발급 후 출하하는 식이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대형 유통업체들도 일제히 계란판매를 중단한 15일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 계란 매대가 텅 비어있다. 2017.08.1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대형 유통업체들도 일제히 계란판매를 중단한 15일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 계란 매대가 텅 비어있다. 2017.08.15. [email protected]

반면 부적합 농장은 2주 간격으로 추가 검사를 실시하고, 6개월 간 위반농가로 관리받게 된다. 부적합으로 판명된 농장주는 두 농장의 절차를 밟게 된다.

 ◇예견됐던 참사···정부의 위생 관리 '허점'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됐었다. 하지만 정부는 유럽산 수입 계란에만 신경써 왔다.

 산란계 농가에서 살충제 사용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검사를 지난해에야 처음 시작됐다. 그러나 표본 60곳을 추출해 피프로닐을 검사했을 뿐이다.

 검사 대상을 확대해 체계적으로 실시된 것은 올 3월부터다. 친환경 산란계 농장 681곳을 현장 점검하고 4~5월에 친환경 계란 유통업소 157곳을 검사했다. 당시 검사에서는 별다른 살충제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

 이후 이달 두 번째로 실시한 정기 검사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된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살충제 계란을 확인하고도 당초 3000마리 이상 산란계를 사육하는 농장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하려다가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모든 농장으로 대상을 넓혔다.

 허태웅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애당초 3000마리 농장을 생각했었는데 국민의 먹거리 안정성이 중요해서 바꿨다"며 "3일 이내에 검사를 완료하는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불안 일파만파······계란값 폭등 우려도

 살충제 계란 소식에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를 비롯해 슈퍼마켓, 편의점, 농협하나로마트들이 계란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

 쿠팡 등 온라인쇼핑사이트들도 생란과 구운계란 등 계란 관련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종합]친환경 농가 '살충제 계란' 검출···사상 초유 '식품 대란'

불안감에 휩싸인 소비자들은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리 사둔 계란을 폐기하는 주부들도 상당하다.

 하지만 걱정은 여전하다. 이미 빵이나 유제품 등 2차 가공식품에 사용돼 섭취했을 가능성이 커서다.

 정부는 16일부터 시중에 유통되는 계란은 안심하고 섭취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이미 유통된 계란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허 실장은 "이미 유통된 계란의 안정성에 대한 식약처의 판단이 오늘이나 내일 중 있을 것"이라고 떠넘겼다.
 
 다만 전문가들은 소량의 피프로닐에 단기간 노출될 경우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무작정 공포심부터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추석을 앞두고 계란 값도 더욱 폭등할 조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4일 기준, 계란 평균 소매가는 30개 들이 특란기준 7592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210원(41.1%)이나 올랐다.

 현재 산란계 수는 6600만∼6700만 마리로 AI 발생 직전 6900만 마리 수준을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다. 하지만 계란 생산량은 AI 이전과 비교할 때 하루 평균 1000만개 이상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 실장은 "신속 일사불란하게 협업해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재발 방지 대책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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