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평, 벼 키다리병 줄기마름 메카니즘 세계 최초로 규명
【안동=뉴시스】류상현 기자 = 지난 8월 안동의 벼 정부보급종 생산포장에서 무인헬기 병해충 119방제단이 벼 키다리병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2017.08.08 (사진=경북도 제공) [email protected]
농기평이 지원하는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의 순천향대 윤성환 교수는 독일 뮌스터대 튜진스키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이미 알려진 벼의 줄기를 웃자라게 하는 '키다리 증상'과 달리 벼의 줄기 생장을 위축시킨 후 말라 죽게 하는 '줄기마름 증상'을 일으키는 벼 키다리병균을 분리해 새로운 병원성 메카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전 세계에 분포하는 벼 키다리병균 대표균주의 유전체를 해독해 지역별 병원균의 특징을 비교분석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우리나라 균주 집단 가운데 '키다리 증상' 외에 '줄기마름 증상'을 일으키는 병원형 균주의 존재를 확인해 '줄기마름 증상' 병원형 균주의 특징과 병 발생 메카니즘을 유전체 수준에서 규명하고자 했다.
두 병원형 균주 사이 유전체 구조와 발병 단계 유전자 발현 양상을 비교한 결과 '마름 증상' 병원형 균주는 ‘키다리 증상’ 병원형 균주와 달리 벼 식물체 감염 과정 중 지베렐린을 생산하지 못하는 반면 푸모니신(Fumonisin)과 푸사린산(Fusaric acid) 이라는 독성 이차대사산물을 생성한다는 것을 밝혀졌다.
한편 연구진은 우리나라 벼 재배 지역 내 존재하는 벼 키다리병균의 경우 예상과 달리 '마름 증상' 병원형의 분포 비율이 '키다리 증상' 병원형 보다 월등히 높은 것을 밝혀냈다.
또한 '마름 증상' 병원형 균주는 벼 식물체 내 증식 속도나 살균제 저항성이 '키다리 증상' 병원형 균주에 비해 20% 이상 높은 양상을 보였다.
우리나라에서 벼 키다리병의 발생은 2000년 대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못자리에서는 2007년 28.1% 발생한 이후 2012년 4.1% 로 발병률이 감소했으나 2013년, 2014년 13% 이상 크게 증가했다.
또한 본답 발병률은 2006년 29% 이후 2012년 20%로 소폭 감소하다 2013년 31%로 다시 증가하면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벼 키다리병의 방제 전략은 ‘키다리 증상’ 병원형 균주에만 집중됐으며, ‘마름 증상’ 병원형 균주의 실체와 병 발생 메카니즘 생태 등에 대한 이해는 전무한 실정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벼 키다리병균 병원성 메카니즘과 균주 집단 진화 등의 이해에 중요한 기여를 할 뿐 아니라 응용 분야에서 우리나라 벼 키다리병의 발생 예방과 포장 내 방제 전략 수립에 중요 기반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미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플로스 병원체(PLOS Pathogens) 온라인판에 오는 8일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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