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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김포 돼지농가서 구제역 'A형' 확진…국내 첫 발생

등록 2018.03.27 13:34:10수정 2018.03.27 1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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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김포 돼지농가서 구제역 'A형' 확진…국내 첫 발생

407일만에 구제역 발생…전국 48시간 이동중지명령
경기·충남 400만마리 긴급접종…위기단계 '심각' 격상

【세종=뉴시스】변해정 기자 = 경기 김포시의 돼지 농가에서 올해 들어 첫 구제역이 발생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드문 구제역 혈청형 'A형'으로 확인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국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O형 백신만 접종하고 있었던 탓이다.

정부는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와 대규모 사육단지가 위치한 충남의 전체 돼지에 대한 'O+A형' 긴급 백신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6일 경기 김포시 대곶면 율생리의 돼지 농가에 대한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 구제역 A형으로 확진됐다고 27일 밝혔다.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2월 13일 충북 보은 한우 농가에서 마지막 발생한 이후 407일 만이다.

이 농가에서는 6개동에서 돼지 917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이유자돈(젖 뗀 새끼돼지)에서 발굽탈락 등의 증상이 확인돼 모두 살처분됐다.

구제역 바이러스 유형은 총 7가지인데, 돼지에서 A형 바이러스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2000년 이후 2010년과 2017년 소에서 두 차례 A형 구제역이 나온 게 전부다.

해외에서도 돼지에서 A형 바이러스가 보고된 사례는 중국이 유일하다.

박봉균 농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가축방역심의회가 진행되는 동안 영국 퍼브라이트에서 확보한 표준 진단키트 검사 결과 A형으로 확인됐다"며 "A형 발생은 우리나라에서 소에서는 두 번 있었지만 돼지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A형 (항체) 부족의 개연성보다는 새로운 유형이 들어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A형이 국내에 잠재돼 있다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원칙적으로는 배제해선 안된다"고 덧붙여 전했다.

문제는 3년 전부터 돼지의 A형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경기도 김포시의 한 돼지 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 확진에 따른 긴급조치를 설명하고 있다. 2018.03.27.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경기도 김포시의 한 돼지 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 확진에 따른 긴급조치를 설명하고 있다. 2018.03.27.  [email protected]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달리 접종하는 구제역 백신은 현재 소에는 O형과 A형을 모두 방어할 수 있는 O형 백신과 O+A형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그러나 돼지는 그동안 A형 구제역이 발생한 적이 없었던데다 O+A형을 접종한 돼지에서 이상 증상이 발생한다는 생산자단체 측 주장에 따라 접종을 중단했다.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48시간 전국 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 발령과 함께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와 대규모 사육단지가 위치한 충남의 전체 돼지에 대한 긴급 백신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긴급 대응을 위한 O형 1585만 마리분, O+A형 701만 마리분의 백신을 비축해둔 상태다. 

현재 경기 지역의 돼지 농가 1280곳에는 203만1000마리, 충남의 돼지 농가 1235곳에는 227만6000마리가 각각 사육 중이다.

박 본부장은 "백신은 충분히 갖고 있다. 포유자돈이나 출하에 가까운 돼지는 접종하지 않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경기와 충남의 전체 돼지를 모두 접종할 경우를 가정했을 때 필요로 하는 (백신) 양은 440만 마리분"이라며 "현재 약 800만 마리분을 갖고 있어 두 번 접종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고 전했다.

다만 전국 돼지에 대한 백신 접종은 불가능해 외국에서 긴급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앞으로는 O+A형으로의 접종 전환이 필요해 보여 가축방역심의회에서도 논의됐다"며 "(최종) 결정이 되면 전국적으로 필요 물량이 2500만 마리분이다. 영국을 비롯해 러시아, 아르헨티나 측과 계속 접촉 중이라 필요 물량을 확보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위기 경보 단계는 오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한 데 이어 '심각' 단계로 재차 올렸다. 농식품부의 조류인플루엔자(AI)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구제역·AI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개편했다.

박 본부장은 "유전자 문제뿐 아니라 현재 확보하고 있는 백신의 효능을 판단하는데도 꼭 필요해 3~5일 내 조속히 분석을 마칠 계획"이라며 "지난해부터 연속 A형이 나오고 있어 이번 기회에 좀더 역학조사를 분명히 해 상시대비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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