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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초점]활력 잃은 증시…코스피 거래대금 석달새 '반토막'

등록 2018.09.10 11: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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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분쟁·신흥국 우려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가 원인

8월 코스피 거래대금 5조2264억, 5월 9조543억원比 절반 수준

지난 3일 코스피 거래대금 4조1000억원... 작년 8월 이후 최저

개인 투자자 손실 확대 속 채권.부동산.해외주식으로 관심 이동

[증시초점]활력 잃은 증시…코스피 거래대금 석달새 '반토막'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미국·중국의 무역분쟁과 신흥국 위기 우려에 코스피 거래대금이 석 달새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고객 예탁금이 빠르게 감소하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국내 증시보다는 채권이나 부동산, 해외 주식으로 이동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코스피 거래대금은 5조2264억원으로 지난 5월(9조543억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는 지난해 8월 4조9392억원을 기록한 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10조원을 넘나들던 거래대금은 6월 중순 이후 평균 5조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코스닥 거래대금 역시 지난달 3조5370억원으로 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월 8조6681억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친다. 다만 코스닥 거래대금은 6월 7월 3조4440억원으로 저점을 기록한 후 소폭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고객 예탁금도 빠르게 줄었다. 올해 초 32조원에 육박하던 고객 예탁금은 7개월 동안 7조원이 빠져나가 8월 초에 24조6000억원까지 줄었다. 8월 중순 이후 주식시장이 반등, 고객 예탁금도 7000억원 정도 늘었지만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반등이 강하지 못한 것은 거래대금이 줄면서 시장의 활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합산 기준 거래대금은 전체 시가총액 대비 0.5%로 2015년 이후 저점 수준에 위치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신흥국 금융불안에 사로잡혀 있다. 2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의 대중국 수입품 3차 관세 부과가 임박했다는 소식과 신흥 아시아로 전염되고 있는 신흥국 금융불안이 코스피 하락을 야기했다.

이 가운데 올해 들어 코스피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 패턴이 달라지며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보다는 채권이나 부동산, 해외 주식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코스피 거래대금의 절반(49.9%)은 개인 투자자가 차지했다. 외국인은 28.7%, 기관 투자자 가운데 금융투자 5.7%, 연기금 4%, 투신 3.5%, 국가지자체 2.4%였다. 코스닥은 개인 비중이 87.5%로 가장 많고, 외국인은 7.4%, 기관은 4.4% 수준에 불과했다.

 조 연구원은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 순매도가 이어지는 중에 거래대금을 늘리며 과거보다 매도 강도가 강하게 나타났다"며 "코스피가 반등하는 동안 외국인은 순매수를 기록 중이지만 거래대금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도 회복되지 않으면서 코스피 반등에 힘이 붙지 않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올해 순매수 행진을 이어왔던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확대된 것도 거래대금 축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이 박스권에 머물렀던 3월22일부터 6월11일까지 6조원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수가 급락하기 시작핸 6월11일 이후에도 2조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했다.

 조 연구원은 "지수 급락에 따른 손실로 개인 투자자들이 위축되면서 주식시장의 거래 대금은 빠르게 줄었다"며 "향후 코스피가 반등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출회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2400선 전후에서는 손실을 만회한 개인투자자의 매물이 출회되면서 코스피의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는 채권과 부동산 등 이자 또는 배당수익이 기대되는 곳으로 투자자들이 이동하고 있다"며 "주식을 대체하는 상품 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도 경쟁 상대다. 미국시장이 최근까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간 영향이 크지만 해외주식 직접투자의 가파른 성장은 한국주식에 대한 관심 저하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거래대금을 이용한 맥클러런 총합 지수로 시장의 상승 동력을 확인한 결과,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고, 코스닥은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며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90%에 달하는 코스닥은 고객 예탁금 감소가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예탁금의 상승 전환 여부가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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