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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달러 넘긴 국제유가, 금융주·정유주도 치솟을까

등록 2021.10.12 12: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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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기대감, 인플레 압력 등이 상존

전문가 "직접적인 원유 투자는 주의해야"

80달러 넘긴 국제유가, 금융주·정유주도 치솟을까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자 정유주가 치솟고 있다. 정제마진에 대한 기대감이 선제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주와 금융주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다만 원유의 공급여력이 있다는 점에서 국제유가 가격의 변동성이 높게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5분 현재 S-Oil은 전 거래일 대비 5.66% 오른 11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GS도 1.71% 강세를 기록 중이며 중앙에너비스(11.93%), 흥구석유(6.06%) 등 정유주 전반이 오르고 있다.

해당 종목들의 주가 상승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것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5% 상승한 배럴당 80.52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배럴당 82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WTI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14년 10월 이후 7년만이다. 국제기준인 브렌트유도 장중 84.15달러 안팎을 오갔다.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정제마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정제마진이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와 수송비를 뺀 것을 뜻한다. 국내 정유기업들은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한 후 수송을 거쳐 국내 판매까지 1개월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그만큼 기존 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하는 '재고평가 이익'이 생겨 제품을 비싸게 팔 수 있다.

통상적인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9월말 기준 배럴당 6달러 수준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추가적인 유가 상승을 고려하면 정제마진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과 미국 허리케인 여파 등이 영향이다. 특히 미국 원유 재고가 적었던 점이 유가 급등의 시작이 됐다. 또 최근 진행된 OPEC과 비OPEC의 회의에서 원유 추가 증산 결정이 없었던 점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연말 원유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이에 정유주에 대한 매수 권유도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정제마진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구간이며 4분기에 이어 내년가지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정제마진의 상승은 기대 이상"이라며 "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에 따른 수혜로 수급 개선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어 정유업종에 대해 비중확대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순수정유업체 S-Oil의 현 주가 기준 내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6배 수준"이라며 "과거 상승 사이클 당시 2배가 넘었던 것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시 함께 오르는 금융주들은 이날 부정적인 주가 흐름이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줘 금리에 영향을 준다. 인플레 상승률이 높아지면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조절에 나서기 때문이다. 인플레 압력이 높으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해 주가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보여진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이 이뤄지고 있으나 원유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을 권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늘어나고 있고, 중국의 비축유 등을 감안하면 공급 여력이 충분해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전략적 비축유 방출' 가능성을 일축한 미국 에너지 당국도 최근 유가 급등세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중국이 대량으로 매입해온 전략적 비축유 규모가 250억밸러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한때 7억배럴에 육박했던 미국 전략적 비축유는 2017년 이후 적절한 시기에 방출돼 유가 급등세를 안정시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 상승이 분명한 호재이나 러시아의 경우, 유가 강세에도 못 미출 루블화 가치 탓에 생산자물가지수가 30% 상승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며 "공급 여력을 충분히 보유한 석유 시장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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