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도 봄봄봄...장르물 가고 달달한 멜로 바람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봄이 오자 안방극장에도 훈풍이 분다. 각 방송사는 드라마 '리턴' 등 장르극이 물러난 자리에 정통 멜로물이나 인간에 대한 애정, 더 따뜻한 세계를 향한 바람을 담은 작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TV를 통해 봄 분위기를 만끽할 기회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JTBC가 30일부터 방송하는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다. 연상녀와 연하남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소재는 평범해 보이지만, 그 면면을 들여다보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독보적인 멜로 배우인 손예진이 주연을, '하얀거탑'(2007) '밀회'(2014) '풍문으로 들었소'(2015) 등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선보인 안판석 PD가 연출을 맡았다. 두 사람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어떤 화학작용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손예진은 한국영화 불모지나 다름 없던 멜로 장르에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160만명)를 흥행 성공시키며 대한민국 최고 배우 중 한 명임을 또 한번 입증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만큼의 관심은 아니지만, 최근 안방극장 멜로 경향을 주도하고 있는 건 MBC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극본 정하연)다. 한혜진·윤상현·김태훈 등 베테랑 배우들이 출연하는 이 작품은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던 한 여성이 뇌종양으로 인해 시한부 삶을 살게 되고, 진짜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찾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일각에서는 극 전개 방식이 다소 '촌스럽다'는 지적도 있지만 최근 거의 볼 수 없던 정통 멜로 드라마라는 점에서 봄과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평가도 있다. 2013년 '따뜻한 말 한마디' 이후 5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한혜진이 눈물 쏙 빼는 연기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케이블 채널 tvN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달아 내놓으며 봄 드라마 온도를 높이고 있다. 정유미·이광수·배성우·배종옥 등이 출연하는 토일드라마 '라이브'(극본 노희경)가 대표적이다. 노희경 작가가 극본을 쓴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지구대 경찰이 주인공이면서도 사건을 다루기보다는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한다는 게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페미니즘 등 최근 우리 사회 가장 큰 이슈들을 녹여내는 방식도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가수 아이유와 배우 이선균이 호흡을 맞추는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도 '인간의 온기'를 내세우는 작품이다.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아저씨 삼형제와 거칠게 살아온 한 여성이 서로를 통해 삶을 치유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26일부터 방송되는 월화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극본 명수현·백선우·최보림)도 병원드라마이면서도 의사가 아닌 물리치료사·방사선사 등 가려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이 이 작품의 방향을 짐작게한다.
KBS 2TV가 다음 달 2일부터 선보이는 '우리가 만난 기적'(극본 백미경)도 '따뜻함'이 주무기다. 김명민·김현주·라미란·고창석 등이 출연하는 이번 작품은 성공을 위해 달려온 한 남자가 자신과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남자의 인생을 대신 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김명민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는 재미와 함께 출세에 집착하며 자신에게만 집중해오던 남자가 주변을 돌아보고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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