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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문학 30년 정리···'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등록 2019.04.05 0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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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문학 30년 정리···'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를 만난 후 나는 내 어둠 속을 헤치고 죽음처럼 숨 쉬고 있던 그 어둠의 정체를 찾아냈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한 번도 눈여겨보지 않았을 것들. 지독한 어둠인 줄 알았는데 실은 너무 눈부신 빛인 것들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그게 어둠이 아니라 너무도 밝은 빛이어서 멀어버린 것은 오히려 내 눈이었다는 것도 모르고 나는 내가 아는 것이 많다고 생각했으리라.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순간 신의 영광을 이미 나누고 있다는 것을 나는 그로 인해 깨달았으니까."

작가 공지영(56)의 문학 앤솔러지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개정판이 나왔다. 2012년 출간한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에 '높고 푸른 사다리'(2013), '딸에게 주는 레시피'(2015), '시인의 밥상'(2016),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2017), '해리'(2018)를 더했다.

공 작가는 작품 25편 중 다시 들려주고 싶은 문장들을 골랐다. 자신의 일상 사진도 넣었다. 사랑과 인생에 대한 통찰이 엿보인다. "사랑만이 내가 살아 있는, 그리고 나를 살아 있게 하는, 그리고 우리가 서로를 견뎌내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다. 사랑만이 우리에게 살아갈 용기이자 진정한 위안이다."

"마음에도 근육이 있어.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어림도 없지. 하지만 날마다 연습하면 어느 순간 너도 모르게 어려운 역경들을 벌떡 들어 올리는 널 발견하게 될 거야. 장미란 선수의 어깨가 처음부터 그 무거운 걸 들어 올렸던 것은 아니잖아. 지금은 보잘것없지만, 날마다 조금씩 그리로 가보는 것. 조금씩 어쨌든 그쪽으로 가보려고 애쓰는 것. 그건 꼭 보답을 받아. 물론 너 자신에게 말이야."

"땅에 뿌리박은 모든 것들은 땅에서 길어 올린 것들을 도로 내놓고 땅으로 돌아간다.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은 모든 것을 버린 사람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는 사람이다."
공지영

공지영

1988년 '창작과 비평'에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봉순이 언니' 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공 작가는 "30년 동안의 저작들을 다시 정리하며 나는 새삼 나의 인생 전체를 되돌아보는 시간들을 가졌다"고 했다.

"작가로서 나는 얼마나 행운아인지, 인간으로서의 나는 또 얼마나 지극한 사랑 속에 살았는지 말이다. 내게 밥을 주고 내게 아이들의 양식을 주고 내게 술을 주었던 독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한 생애를 작가로서 영광되게 보냈다. 바라건대 이 시간 이후 우리가 더 깊은 사색으로 조금씩 함께 나아가게 되기를." 448쪽, 1만7800원,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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