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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장례미사 봉헌…성직자묘역서 영면(종합3보)

등록 2021.05.01 17: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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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에 주교단·사제단·황희 장관·안성기 부부 등 참석

이날 추모객 1200여명 마지막 가는 길 지켜봐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되고 있다. 2021.05.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되고 있다.  2021.05.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정진석 추기경이 영면에 들어갔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 주교단의 공동 집전으로 1일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장례미사가 봉헌됐다. 성당 앞에 삼나무로 짠 정 추기경의 관이 놓였다. 일체의 장식 없이 직접 만든 문장만 새겼고, 성경책이 올려졌다.

염 추기경은 강론에서 "정 추기경을 우리에게 보내주신 하느님의 크신 사랑에 감사하다. 교회의 큰 사제이자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참 슬프고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이제 의지하고 기댈 분이 없어 참 허전하다'고 하시던 정 추기경님의 말씀을 저도 깊이 더 실감하게 된다"면서 "저도 마음으로 정 추기경님을 많이 의지했던 것 같다. 힘들고 어려울 때 찾아뵙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했다"고 돌아봤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되고 있다. 2021.05.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되고 있다.  2021.05.01. [email protected]

앞서 지난달 27일 밤 선종미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김수환 추기경님이 아버지같은 분이시라면 정진석 추기경님은 우리 교회와 사제들에게 어머니가 같은 분이셨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추기경님은 겉으로 보이는 근엄하고 박력있는 모습 이면에 가까이 지내보면 부드럽고 온유하며 넓은 아량과 많은 사랑을 지니신 분"이라면서 "정 추기경님께서는 당신의 사목표어인 '모든 이에게 모든 것', '옴니부스 옴니아' 처럼 인생을 사셨다"고 전했다.

또 "정 추기경님은 진정한 행복에 대해서 늘 강조하셨고 마지막 말씀에서도 행복하게 사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라고 하셨다"면서 "모든 것을 버릴 때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역사를 우리에게 당신의 삶으로 보여 주셨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이고 하느님의 뜻인지 분명히 알려주셨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된 후 유가족과 사제들이 관을 운구하고 있다. 2021.04.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된 후 유가족과 사제들이 관을 운구하고 있다. 2021.04.30. [email protected]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과 생전 추억에 대해 언급할 땐, 복받쳐 오르는 감정에 잠시 말문을 잃고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염 추기경은 생전 교회법 분야의 선구자로 정진석 추기경의 업적도 짚었다. 라틴어로 된 교회법전을 아시아에서 최초로 우리말로 번역해냈기 때문이다. 염 추기경은 "한국교회 역사의 큰 획"이라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 교황청 추기경단 수석 추기경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 등 교황청 주요 인사들은 염 추기경에게 정 추기경을 애도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된 후 유가족과 사제들이 관을 운구하고 있다. 2021.04.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된 후 유가족과 사제들이 관을 운구하고 있다. 2021.04.30. [email protected]

교황은 미사에 참석한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가 대독한 애도 서한에서 "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을 느꼈다"고 했다.

장례미사 후반에는 정 추기경의 생전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신자들은 눈시울을 붉힌 채 영상을 가만히 바라봤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마티아 주교를 비롯 고인과 생전과 인연을 맺었던 이들의 고별사도 이어졌다.

추모식과 고별식을 마지막으로 약 2시간에 걸친 미사 장례가 끝이 났다. 이후 성당에서 정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관이 빠져나오자 추모객들이 운구차 주변으로 모였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7일 선종한 고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된 후 많은 신도들이 보는 가운데 운구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1.04.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7일 선종한 고 정진석 추기경의 장례미사가 1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거행된 후 많은 신도들이 보는 가운데 운구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1.04.30. [email protected]

이날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장례 미사에는 명동성당 전체 좌석 수의 20% 수준인 250명만 참석했다. 유가족과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한국 주교단, 원로사목사제, 사제단, 수도자가 참석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승수 전 국무총리 부부, 배우 안성기 부부, 시인 신달자·정호승 등도 참석했다.

상당수 추모객은 성당 밖에서 정 추기경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10도 안팎의 쌀쌀한 온도에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추모객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조종(弔鐘)을 신호로 운구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훌쩍이던 추모객들의 울음 소리가 돌연 커졌다. 운구차의 뒷모습을 보고 손을 흔드는 추모객들도 눈에 띄었다. 이내 운구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추모객들은 한동안 자리에 서 있었다.

[용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故정진석 추기경 하관예절이 열린 1일 오후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 묘역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정 추기경 관에 향로로 축복하고 있다. 2021.05.01. photo@newsis,com

[용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故정진석 추기경 하관예절이 열린 1일 오후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 묘역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정 추기경 관에 향로로 축복하고 있다. 2021.05.01. photo@newsis,com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입장하지 못한 신자를 포함해 명동대성당 일대에는 일반 추모객들 1200여명이 정진석 추기경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장례위원회는 이날 성당 마당에 대형 스크린과 의자를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종일 비 소식이 있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지는 않았다.

이후 정 추기경의 관을 실은 운구차는 경기 천주교 용인공원묘원에 도착했다. 오후 1시20분께 유가족과 주교단, 사제, 일반 신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하관예절이 엄수됐다. 성수와 분향으로 무덤을 축성(祝聖)하고, 하관 후 관위에 흙을 뿌리는 절차다.

정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과 김옥균 주교의 묘소 옆자리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정 추기경의 묘비명은 그의 사목 표어였던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다.

오는 3일 오전 10시 명동성당에서 염 추기경의 주례로 추모미사가 열린다. 같은 날 오전 11시 용인 성직자묘역에서도 총대리 손희송 주교의 주례로 추모미사가 봉헌된다.

정 추기경은 지난달 27일 오후 10시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공식 조문 기간인 지난달 28~30일 정 추기경 빈소를 찾은 조문객은 총 4만6636명으로 집계됐다. 28일 1만360명, 29일 2만827명, 30일 1만5449명이다. 장례 기간 비가 내리고,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적용됐음에도 많은 조문객이 정 추기경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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