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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반납' 인천공항 숨은 일꾼들···"가족엔 미안함뿐"

등록 2017.10.01 14: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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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열흘간의 황금 추석연휴를 앞둔 28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이 해외에서 연휴를 보내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은 이날 출국장이 유리에 반영되는 모습. 2017.09.28.  mani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열흘간의 황금 추석연휴를 앞둔 28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이 해외에서 연휴를 보내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은 이날 출국장이 유리에 반영되는 모습. 2017.09.28.  [email protected]

인천공항 종사자, 교대 근무로 명절 업무 '숙명'
"황금 연휴 그림의 떡이지만 사명감으로 임해"
이용객 총 195만…하루 평균 17만7586명 예상

 【인천=뉴시스】홍찬선 기자 =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여객들의 휴대품 검사 업무를 담당하는 정은일(36·여)씨는 명절만 되면 가족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다. 11월 출산을 앞둔 만삭의 임산부지만 올해 추석에도 근무를 해야 한다.
 
 정씨는 "명절이면 연휴기간 혼잡한 틈을 타 여행객들이 반입 금지품을 몰래 들여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연휴에 남들처럼 쉬는 건 엄두도 못내지만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장 열흘간의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됐지만 인천공항 종사자들은 교대근무 특성상 그림의 떡이다.
'명절 반납' 인천공항 숨은 일꾼들···"가족엔 미안함뿐"


 승강기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서강혁(50)씨는 "2002년부터 인천공항에서 일하고 있지만 교대근무 때문에 연휴를 찾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말한다.

 서씨는 "교대근무의 경우 근무와 휴식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명절이면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다. 하지만 공항에 가득한 여행객들을 보면 그나마 위안이 된다"면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수하물 처리 시스템을 담당하는 정해진(51)씨는 "지난 10년간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면서 단 한번도 명절에 가족들과 보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다행히 고향이 인천이라 위안을 삼고 있지만 명절 아침 부모님께 인사만 드리고 출근할때가 가장 죄송하다"고 토로했다.

 입사 8개월차인 인천본부세관 이수현(28·여)씨도 올 추석 당일에는 야간근무가 예정돼 있다. 이날 하룻밤을 공항에서 여행객들의 휴대품 검사에만 몰두해야 하지만 마음만은 설렌다.

 이씨는 "입사 후 맞는 첫번째 명절"이라며 "이번 추석연휴에는 출·입국자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고 했다.

 그는 "대구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뵐 순 없지만 어엿한 공무원이 됐기 때문에 가족들도 이해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항철도 인천국제공항역에서 역무원으로 근무하는 이소영(36·여)씨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추석연휴에 일을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각종 가사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어 좋은 점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명절 반납' 인천공항 숨은 일꾼들···"가족엔 미안함뿐"


 다만 이씨는 "엄마 없이 명절을 보내야 하는 아이와 남편을 생각할 때면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라며 "이번 연휴가 끝나면 가족들과 장기간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에는 상주기관, 항공사, 조업사, 상업시설, 물류업체, 경찰, 세관, 철도 등 분야에서 4만 여명의 일꾼들이 종사하고 있다. 이들은 민족의 대명절과 상관 없이 공항 이용객들의 안전과 보안, 편의를 위해 항상 바쁘게 움직인다.

 인천공항공사는 올 추석 연휴 특별교통대책 기간을 지난 달 29일부터 이달 9일까지로 정했다. 이 기간 인천공항을 오가는 여객은 195만명으로 예상된다. 하루평균 여객도 17만7586명으로 예측했다.

 공사는 연휴 기간 중 가장 여객이 많은 날은 10월5일 758619만2031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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