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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임용됐는데 코로나, 초임교사 ‘멘붕’ 부적응 호소

등록 2021.03.03 16: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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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임교사 남 25.2%, 여 38.3% "교직 그만두고 싶다"

경기도교육연구원, 초임교사·선배교사 멘토링 시급

갓 임용됐는데 코로나, 초임교사 ‘멘붕’ 부적응 호소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경기북부의 어느 고등학교로 발령을 받은 초임교사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아직 학교 업무가 서툴러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수를 받고 싶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초임교사 대상 연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A씨는 자신이 맡은 전문상담교사의 특수 업무를 잘 아는 교사까지 없어 업무 수행에 큰 애로를 겪었다.

이처럼 교원임용시험을 치르고 막 학교에 발령 배치된 초임교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적응에 크고 작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은 2020년 11월 12~20일 도내 발령 후 경력 3년차 이하인 초임교사 3409명과 4년 이상 경력교사 428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설문조사에는 초임교사 3420명(1년차 1526명 44.6%, 2년차 863명 25.2%, 3년차 1031명 30.1%), 경력교사는 4329명(일반교사 2057명 47.5%, 부장교사 1523명 35.2%, 교감 430명 9.9%, 교장 430명 5.3%, 수석교사 83명 1.9% 등)이 참여했다.
갓 임용됐는데 코로나, 초임교사 ‘멘붕’ 부적응 호소


화상회의 앱인 ‘줌’ 인터뷰를 통해 초임교사 학교 적응 실태에 대한 심층 면담도 이뤄졌다.

‘교사 직업을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에 대해선 초임 남자교사는 ‘매우 많음’ 3.7%, ‘많음’ 21.5%로 약 25.2%가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임 여자교사의 경우는 ‘매우 많음’ 6.9%, ‘있음’ 31.4%로, 약 38.3%가 교직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망 직종으로 알려져 있는 교사로서 임용시험 등 어려운 채용과정을 거쳐 교단에 선 초임교사들의 응답치고는 의외로 높은 수치다.

초임교사들은 직업 포기를 생각한 요인으로 교사인권 문제(31.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처우 및 보수(20.8%), 업무과다 문제(20.4%) 순이다.

전문가들은 초임교사 시절이 교직생애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기로 간주된다고 입을 모은다.

초임교사가 겪는 불안과 혼란, 시행착오, 왜곡된 적응은 교직 전반에 걸쳐 장애 소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교사 간 소통 기회가 줄어든 상황이다.

도교육연구원은 초임교사 학교적응 진로 멘토링이 필요하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갓 임용됐는데 코로나, 초임교사 ‘멘붕’ 부적응 호소

초임교사는 교직 입문 전에 2∼3달간 교육실습과 30시간 강의식 집합연수를 듣지만, 초임교사가 학교에 적응하는 데 부족하고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초임교사는 학교 현장에 발령받는 순간부터 학교의 모든 업무를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인 '나이스(NEIS)'로 처리한다.

학교 현장의 선배교사들은 이미 초임교사가 사전연수를 통해 숙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잘 가르쳐 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초임교사와 선배교사를 1대 1 방식으로 매칭해 멘토링을 하면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초임 3년차인 C교사는 이번 심층 면담에서 "생명과학교과를 맡고 있어 과학부 교무실에 배치됐는데 옆 좌석의 과학과 선배 교사로부터 행정업무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평했다.

정종희 도교육연구원 초빙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교사 간 소통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초임교사들이 선배교사의 멘토링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진로 멘토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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