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지역이슈] <상> 제천화재참사 두 달 '적막 여전'

등록 2018.02.20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해 12월21일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두 달이 됐지만 여전히 화재 현장 주변은 적막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8.02.20.  ksw64@newsis.com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해 12월21일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두 달이 됐지만 여전히 화재 현장 주변은 적막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8.02.20. [email protected]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해 12월21일 화재 발생으로 29명이 목숨을 잃은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노블휘트니스앤스파)와 주변은 참사를 빚은 지 두 달이 됐지만 여전히 적막하다.

 20일 화재현장 주변 한 음식점 주인은 "사고 발생 두 달이 됐지만, 손님의 발길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며 "영업에 큰 지장을 받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저녁시간은 지난 연말부터 감도는 적막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천시를 비롯해 충북도, 중앙부처 등에서 침체한 지역상권을 살리고자 많은 사람의 발길이 제천을 찾았지만, 한 번 무너진 지역경기는 쉽사리 회복되지 못해 상인들은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다.

화재 참사 이후 30여 개 기관·단체 1000여 명이 지역상권 살리기에 참여했지만, 주로 전통시장 등에서 장보기 행사를 한 것도 정작 사고 현장 주변 상권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천화재시민협의회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제천을 돕겠다는 외부 인사와 직원들이 화재 현장과 동떨어진 전통시장을 찾다 보니 주변 상권의 기대는 반감됐다"며 "도울 방법을 제대로 찾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화재건물 보수 준비…건물주 사전 동의 얻어

화재 건물도 여전히 흉물스러운 상태 그대로다. 화재가 난 스포츠센터는 지상 9층의 대형 복합건축물이라서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띈다.

주변을 지나면 깨진 유리창과 그을린 외벽이 흉측하다 못해 무서움을 느끼는 시민도 적잖다.

시는 이 건물이 사유재산이고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시민은 화마가 할퀴고 간 모습에 근처를 지나기를 꺼린다.

시는 시민의 여론에 따라 건물 전체에 가림막 설치도 검토했지만, 35m가 넘는 고층 건물에 가림막을 하기도 쉽지 않고 강풍이라도 불면 안전사고 우려도 높아 가림막 설치는 하지 않기로 했다.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해 12월21일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두 달이 됐지만 여전히 화재 현장 주변은 적막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설을 맞은 유가족들의 합동 차례. 2018.02.20. (사진=제천시 제공)  photo@newsis.com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해 12월21일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두 달이 됐지만 여전히 화재 현장 주변은 적막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설을 맞은 유가족들의 합동 차례. 2018.02.20. (사진=제천시 제공) [email protected]

그 대신 수사가 마무리 되면 건물을 보수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불에 타다 남은 외벽 드라이비트를 정리하고 건물색과 비슷하게 색칠할 계획"이라며 "깨진 창호 부분은 가볍고 시공하기 쉬운 폴리카보네이트 재질 마감으로, 1층 필로티 부분은 가림막 펜스로 밖에서 보이지 않게 하고 최상부 일부 건물은 철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건물주의 사전 동의를 얻었고 현재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가 종결되고 출입에 지장이 없으면 입찰 등 행정 절차를 마치는 대로 공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수 공사에는 특별조정교부세(도비) 1억20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화재 현장은 상권 활성화 대책 마련과 건물 보수 공사 계획, 추모 현수막 철거 등으로 정상 궤도에 접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족의 아픔은 쉽사리 치유되지 않고 있다.

◇합동분향소 26일 시민시장실로 이전

사고 발생 이틀 뒤인 지난해 12월23일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지금까지 1만800명가량의 조문객이 찾아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여야 대표 등 정·관계 주요 인사와 전국지방자치단체, 지역 기관·단체와 시민의 조문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합동분향소는 유가족대책위의 결정으로 26일부터는 청전동 시민시장실에서 운영된다.

유가족대책위 관계자는 "현 체육관 합동분향소 운영에 많은 인원과 비용이 들고 체육관 이용 시민의 불편을 고려해 시와 협의해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며 "시민시장실을 합동분향소와 대책위 사무실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해 12월21일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두 달이 됐지만 여전히 화재 현장 주변은 적막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시민회관 광장에서 제천시의용소방대연합회의 소방공무원 처벌 반대 시민 서명운동. 2018.02.20.  ksw64@newsis.com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해 12월21일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두 달이 됐지만 여전히 화재 현장 주변은 적막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시민회관 광장에서 제천시의용소방대연합회의 소방공무원 처벌 반대 시민 서명운동. 2018.02.20. [email protected]

보상문제는 아직 공식화 하지 않고 있다.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유가족의 아픔이 여전한 상황에서 보상 절차는 아직 들어가지 못했다.

제천시와 자매결연한 대구광역시 중구청 직원들이 지난 5일 단체 조문하고 성금을 전달했고, ㈜일진글로벌과 (사)김제동과어깨동무는 유가족 학생 장학금으로 1110만원과 1600만원을 각각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기탁하는 등 각계의 성금과 장학금도 답지하고 있다.

◇소방공무원 처벌 반대운동

입건된 소방공무원의 처벌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제안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소방공무원 처벌 반대 청원이 줄을 잇고 있고, 제천시의용소방대연합회는 1인 시위에 이어 지난 9일부터 시민회관 광장에서 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제천 화재 참사는 6·13지방선거에 나서는 제천시장 출마예정자들의 공약에도 빠짐없이 들어갔다.

화재 건물 처리 방안을 내놓는가 하면 안전한 제천을 위한 중장기 계획도 제시하는 등 참사 이후 지역 안팎에 '안전'을 우선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