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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의원 당대표 선거개입" 보도해 고소당한 기자 '무혐의'

등록 2023.12.05 17:54:27수정 2023.12.05 20: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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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희 기자 "항의 또는 언중위 재소 없이 곧바로 고소, 그것도 나만"

양심진술 비서 & 시의원 "지시 받아 문자메시지 발송"

윤준병 의원 "공모에 의한 악의적 기사화, 재발방지 차원에서"

당시 홍영표 대표 "송영길 후보에 35표(0.59%) 패배…"

지난 2021년 민주당 윤준병 국회의원의 당대표 선거개입 의혹을 보도했던 신익희 기자가 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 기자가 윤준병 의원의 명예훼손혐의 고소에 대해 경찰에서 '증거불충분(불송치)' 결정을 받았다며 무리하게 자신을 고소했던 윤준병 의원을 비판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021년 민주당 윤준병 국회의원의 당대표 선거개입 의혹을 보도했던 신익희 기자가 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 기자가 윤준병 의원의 명예훼손혐의 고소에 대해 경찰에서 '증거불충분(불송치)' 결정을 받았다며 무리하게 자신을 고소했던 윤준병 의원을 비판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정읍=뉴시스] 김종효 기자 =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의 당대표 선거개입 의혹을 보도해 윤 의원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던 도내 한 언론사 기자가 "최근 경찰로부터 '증거불충분(불송치)' 결정을 받았다"며 자신을 고소한 윤준병 의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윤 의원의 고소 이후 2년 5개월 동안 2회의 '기소의견' 송치결정에 대해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진행된 수사의 결과다.

언론사의 보도내용이 명예훼손보다 국민의 알권리를 우선하는 대법원 판례에 기인한 결정으로 보도내용이 갖는 가치가 더 우선하며 내용상에서 알권리 우선의 가치를 넘어서는 내용이 없었다는 결론과 상통한다.

5일 오전 도내 한 언론사에 근무하는 신익희 기자는 정읍시청 기자실에서 회견을 열고 "보도의 내용이 잘못됐다면 보통의 경우 기자나 언론사에 대한 항의, 나아가 언론중재위 재소 등이 보통의 방법인 데도 윤 의원은 곧바로 고소부터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고창군의회 최인규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취재기사였고 본인뿐만 아니라 4~5곳의 언론사에서도 동일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음에도 유독 본인만을 대상으로 고소했다”며 “그 이유에 대해서도 일정 의혹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윤 의원 측의 지시를 받아 우원식 후보 선택 독려 문자메시지 등을 보냈던 비서 A씨와 정읍시의회 이복형 의원이 검찰에 사실관계를 정확히 진술함으로써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있었고 최근에서야 혐의를 벗게 됐다"면서 "양심진술에 나서 준 두 사람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5월 전국적으로 진행된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정읍·고창지역위원장인 윤준병 의원은 투표권을 갖는 지역위 소속 전국대의원들에게 우원식 후보를 선택할 것을 유도함으로써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산 바 있다.

윤 의원이 고창 출신인 홍영표 의원의 당선을 방해하며 지역민의 기대에 이율배반적 행동을 했다는 내용으로 비판한 최인규 의장의 기자회견과 신익희 기자의 관련 보도 등에 대해 당시 윤 의원은 "당대표 선거는 당규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됐고 위법적인 어떤 의혹도 없다"고 말했다. 지역위 사무소 역시 제시된 문자메시지에 대해 지역위 내 특정인들의 일탈행위로 못 박으며 윤 의원 관련 의혹을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신익희 기자는 "윤 의원의 비서 A씨가 '(윤 의원의) 지시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 진술하고, 이복형 의원이 '죄 없는 사람이 처벌받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서 '당의 지시를 받고 투표를 독려했다'고 검찰에 진술해 진실이 쉽게 밝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창군민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소명인 기자를 항의도 없이 고소부터 한 것은 군민을 무시한 처사로 이런 사람이 또다시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윤준병 의원을 지난 4일 자로 고위공직자수사처에 무고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지난 5월2일 전당대회 전 정읍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가 민주당소속 시의원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 당시 원내대표였던 이복형 의원은 검찰조사에서 "죄 없는 사람이 처벌받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며 "당의 지시에 의한 메시지 전송"이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매 및 DB 금지

더불어민주당의 지난 5월2일 전당대회 전 정읍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가 민주당소속 시의원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 당시 원내대표였던 이복형 의원은 검찰조사에서 "죄 없는 사람이 처벌받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며 "당의 지시에 의한 메시지 전송"이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대해 윤준병 의원은 "무혐의를 받았으니 본인(기자)은 충분히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다"며 "공수처에 고소했다면 이는 공수처의 판단을 받아보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시해서 당대표를 뽑도록 했다, 본인 때문에 특정 후보가 안됐다 등 이런 내용들은 허위사실"이라며 "악의적인 내용의 보도여서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발했던 것"이라고 했다.

유독 신익희 기자만를 고소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면서 호도한 부분이 있다. 그 내용을 같이 공모(당시 최인규 고창군의장과)했거나 정치적인 공격을 목적으로 악의적 기사화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편 지난 2021년 5월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는 당시 송영길 후보가 홍영표 후보를 0.59%라는 근소차로 누르고 당대표에 당선된 바 있다.

민주당 정읍고창지역위원회의 대의원 중 비서 A씨와 이복형 의원이 당의 지시를 받아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는 투표권을 갖는 전국대의원은 정읍지역만 37명이다. 윤준병 의원을 뺀 수치다.

고창군의회 최인규 의장은 이를 두고 "국가 의전서열 6위인 여당 대표에 고창출신 홍영표 의원이 도전했다가 근소차로 실패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면서 "윤준병 의원이 당헌당규의 중립의무를 위반해 가며 타 후보를 지지토록 유도한 정황이 나왔다"고 그 증거로 문자메시지 사진 등을 제시하며 윤 의원을 비판 한 바 있다.

또한 공교롭게도 최 의장의 기자회견과 같은 시각에 당대표선거에서 낙선한 홍영표 의원이 고창을 방문해 지역위 사무실에서 당원들과 만났고 이 자리에서 자신이 송영길 대표에게 밀려 낙선한 표차가 '35표 차'라 언급하기도 해 결과적으로 최인규 의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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