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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초등 저학년 온라인 개학 해보니…"이건 완전 엄마들 전쟁"

등록 2020.04.20 10: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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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접속장애에 학부모들 진땀 빼며 접속전쟁

울산 3만4934명 학교종이앱, e-학습터 한때 접속 지연

'엄마 개학' 현실화…맘 커뮤니티에 불만글 잇따라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2차 온라인개학을 한 16일 오후 울산 북구 염포초등학교 6학년 1반에서 쌍방향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0.04.16.  gorgeouskoo@newsis.com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20일 오전 3차 온라인개학에 들어간 가운데 원격수업 플랫폼인 'e학습터' 등 접속 장애로 학부모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2차 온라인개학을 한 지난 16일 울산 북구 염포초등학교 6학년 1반에서 쌍방향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2020.04.16.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학교종이앱이고, e-학습터고 다 접속이 안돼요. 아침부터 짜증만 나요."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생 학부모 김모(39·여)씨는 20일 오전 8시 30분부터 대기해 1시간만에 간신히 e-학습터에 접속했다. 

김씨는 "출석 체크고, 학습이고 아이 혼자서는 못한다"며 "엄마가 옆에서 같이 봐줘야 하는데 앞으로 일일이 어떻게 봐주고만 있나. 숙제도 사진찍어 게시판에 올려야 하는데 엄마가 도와주지 않는 한 아이 혼자 하기 힘들다. 이건 아이들 개학이 아니라 딱 엄마들 개학이다"고 하소연했다.

20일 전국 초등학교 저학년의 온라인 3차 개학이 시작돼, 유치원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원격 수업에 들어갔다.  초등학교 1, 2, 3학년은 모두 137만여 명으로 앞서 온라인 개학을 한 학생까지 합하면 전국 540만 명의 학생들이 원격수업에 참여하게 됐다.

울산지역 초등학교 1~3학년 학생 수는 3만4934명이다. 이중 1~2학년생은 2만3000여명으로 이 학생들은 온라인 개학에 따른 원격수업을 혼자서 진행할 수 없어 '엄마 개학'이 불가피하다. 특히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 다문화 가정 등 사회 취약계층에서 학습차질과 학습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20일 오전 울산의 한 맘 커뮤티니에 초등 저학년 온라인개학과 관련해 원격수업 플랫폼인 'e학습터' 등 접속 장애로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전국 초등학교 저학년의 온라인 3차 개학이 시작돼, 유치원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개학에 들어가 전국 540만 명의 학생들이 원격수업에 참여하게 됐다. 2020.04.20. (사진=맘커뮤니티 캡처)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20일 오전 울산의 한 맘 커뮤티니에 초등 저학년 온라인개학과 관련해 원격수업 플랫폼인 'e학습터' 등 접속 장애로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전국 초등학교 저학년의 온라인 3차 개학이 시작돼, 유치원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개학에 들어가 전국 540만 명의 학생들이 원격수업에 참여하게 됐다. 2020.04.20. (사진=맘커뮤니티 캡처)[email protected]


초등 저학년생 엄마들의 불만사항은 이날 오전 포털사이트 맘카페에 잇따랐다.

울주군 덕신리에 사는 학부모 오모(35·여)씨는 2,5,6학년 세자녀를 뒀다. 오씨는 "오늘 아침부터는 막내 아이까지 챙겨야 해 그야말로 전쟁을 치렀다"며 "학교종이앱이 안돼 담임선생님께 연락했더니 오전 중으로 접속하면 출석 인정된다는 답만 해주더라. 누구를 위한 온라인개학인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한자녀 가정도 문제다.

동구 전하동에 사는 초등 2학년생을 둔 이모(39·여)씨는 이날 하루 연차를 내고 아이의 온라인개학을 돕고 있다.

이씨는 "8시 40분부터 학교종이앱에 접속하려고 시도했는데 9시 30분이 돼서야 간신히 들어가졌다"며 "오늘 하루는 이렇게 보낸다 하지만 매번 연차를 쓸수도 없는 노릇이라 앞으로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학생출결이나 학습순서 등은 초등 1~2학년생이 혼자 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학생출결은 가급적 9시 전에 e-학습터에 로그인 해 담임선생님이 학급방에 올려놓은 아침인사 내용을 확인해야 출석으로 인정된다.

학습순서는 더 어렵다. 1~2교시는 EBS교육방송을 들은 후 '1학년 학습꾸러미'에 순차적으로 게시된 1교시와 2교시 학습지를 해결하여야 한다. 3~4교시에는 컴퓨터로 e-학습터에 접속해 콘텐츠 자료와 '우리들은 1학년 책'을 공부한 후 '1학년 학습꾸러미'의 해당 학습지를 완성하도록 돼 있다.

이씨는 "사실상 아이가 혼자서 학습순서 대로 학습할 수 있는 데 무리가 있다"며 "저학년 온라인 개학은 옆에서 돌봐줄 부모 등이 없으면 학습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20일 오전 울산의 한 맘 커뮤티니에 초등 저학년 온라인개학과 관련해 원격수업 플랫폼인 'e학습터' 등 접속 장애로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전국 초등학교 저학년의 온라인 3차 개학이 시작돼, 유치원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개학에 들어가 전국 540만 명의 학생들이 원격수업에 참여하게 됐다. 2020.04.20. (사진=맘커뮤니티 캡처)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20일 오전 울산의 한 맘 커뮤티니에 초등 저학년 온라인개학과 관련해 원격수업 플랫폼인 'e학습터' 등 접속 장애로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전국 초등학교 저학년의 온라인 3차 개학이 시작돼, 유치원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개학에 들어가 전국 540만 명의 학생들이 원격수업에 참여하게 됐다. 2020.04.20. (사진=맘커뮤니티 캡처)[email protected]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이를 돌봐줄 여건이 불리한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은 대부분 돌봄교실에서 수용하고 있다"며 "그렇더라도 소홀해 질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 개학 이후 문제점을 찾아 학습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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