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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2000원 닭이 2만원대 치킨되는 과정은?

등록 2017.06.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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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프랜차이즈 치킨점들의 인단 가격인상으로 치킨값 2만원 시대가 열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핵심 치킨메뉴의 가격을 올린 프랜차이즈 치킨업계 1위 BBQ는 한 달만에 다른 치킨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제품 가격이 900원~2000원까지 오르며 대부분의 치킨이 2만원 안팎의 가격을 형성하게 됐다. 교촌치킨 역시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7%씩 인상했고, KFC도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0% 가까이 올리는 등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은 도미노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은 치킨업계의 잇단 가격인상에 불만이 높다. 닭고기 가격이 올랐다고는 산지 닭 도매가가 2000원대인데 치킨값이 2만원대인 것은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지적이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치킨 가격이 1만원 미만에서 형성되고 있어 이같은 지적에 더욱 힘이 실린다.

치킨값을 올린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국민간식 치킨느님으로부터 배신당한 소비자들에게 돌을 맞고 있다. 불매운동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프랜차이즈 닭은 안 먹는다. 많이 먹는다고 자신감있게 올리는 것 같다", "제발 불매 좀 하자", "대형마트 치킨이 답이다"라며 프랜차이즈 치킨에 등을 돌릴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2만원대 치킨가격은 정말 적정한걸까"라는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점들은 이번 치킨 가격 인상의 이유로 '가맹점주들의 경영난'을 들고 있다. 제품 가격이 수년간 오르지 않은 데 반해 임차료와 인건비 등 유지비가 대폭 뛰었다는 주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건비, 건물 임차료,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최근에는 배달 앱 수수료, 배달 대행료 등 새로운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닭고기 가격이 급등한 것도 가격인상의 이유로 꼽힌다.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10호닭 기준으로 5800원에 납품된게 벌써 몇달째"라며 "29000~30000 하던 해표 식용유가 35000원을 넘나들고, 포장부자재며 파우더까지 다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기준 육계 1kg의 산지 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50.3% 상승한 2151원 수준이다. 이 닭은 도축과정을 거쳐 3769원 안팎에 도매되고, 마트 등에서 소비자에게 5885원에 팔려나간다.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본사는 도매가에 닭을 사들여 이를 가맹점에 소비자가와 유사한 5000원 안팎의 가격에 공급한다. 부분육(날개·다리·봉) 경우 7000~9000원까지 가격이 오른다.

가맹점에서는 이 닭에 파우더를 입혀 기름에 튀겨내는 비용, 포장비와 무, 콜라 등 비용 2500~3000원이 더해진다. 시즈닝이나 소스 가격이 더해지면 프랜차이즈 매장의 원가가 1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매장 임차료와 광고비, 유지비, 인건비, 배달비, 세금을 더하고, 배달 앱 수수료까지 내면 프랜차이즈 매장 원가는 껑충 뛴다는 것이 치킨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대형마트들이 6000~9000원대의 치킨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치킨과 대형마트 치킨의 가격 차이는 유통구조 때문"이라며 "프랜차이즈끼리의 경쟁이 심하다 보니 광고홍보비와 마케팅비를 많이 써야 하고 '규모의 경제'면에서도 프랜차이즈 매장이 마트를 따라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소비자 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프랜차이즈 본사가 무리한 가맹점 확장,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홍보비 인상 등 등 영업상 잘못으로 인한 손해를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합리적 판단을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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