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스마트폰①]흔들리는 세계 1위 삼성...존재감 없는 LG
삼성전자, 1위는 유지했지만...중국 제조업체 '저가공습'에 출하량 감소
LG전자, 12분기 연속 적자 기록...주력인 북미 시장서도 점유율 하락
부진 장기화 전망...성능 상향평준화로 교체주기 길어져 스마트폰 시장 감소세
【바르셀로나(스페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8 (Mobile World Congress, MWC)’ 개막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란 그란비아를 찾은 관람객들이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2018.02.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중국 제조업체의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 LG전자의 MC(모바일)사업본부는 12분기 연속적자에 빠지며 존재감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22.6%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애플(15.1%)과 화웨이(11.4%)에 앞섰다. 하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7820만대를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2% 감소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SA는 "삼성전자가 북미와 유럽, 한국에서 핵심 시장을 잘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에서 중국 제조업체와 경쟁에 직면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제조업체는 중저가폰과 초저가폰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비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0.8%의 점유율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을 제외하면 모두 중국 제조업체가 독식하고 있다.
또한,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샤오미에게 1위를 내줬다. 2위인 삼성전자를 중국 제조업체 오포와 비보가 추격하는 상황이다.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1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적자 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매출도 줄어 의미가 퇴색됐다. 스마트폰 판매량도 감소세를 보이며 소비자들의 외면이 장기화되고 있다.
주력 시장인 북미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애플, 삼성전자와 '북미 3강' 구도를 형성해왔다고 자부해왔지만 이마저도 유지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630만대를 판매해 15.8%를 차지하며 3위에 머물렀다. 애플(34.9%)과 삼성전자(28.6%)에 뒤졌다.
LG전자의 북미 시장점유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1분기 시장점유율은 애플 34.6%, 삼성전자 24.8%, LG전자 19.6%였다. 전 분기에는 애플 39.6%, 삼성전자 20.7%, LG전자 15.0%였다.
북미 시장을 제외한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는 조사기관이 LG전자의 통계수치를 따로 작성하지 않을 만큼 영향력이 미미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454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스마트폰 성능 개발이 한계에 이르면서 상향평준화가 지속되고, 소비자의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늘어나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스마트폰은 성능 경쟁이 무의미할 정도다. 제조업체의 새로운 혁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유인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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