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별세]장례도 조촐하게…'비공개 가족장' 치러
삶의 궤적대로 장례도 조용하게 간소하게…유지로 남겨
평소 소탈한 모습에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말도 들어
구본무 LG 회장은 직원들과 똑같이 행사로고가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함께 어울렸다.지난 2002년 5월 구 회장(가운데)이 한 행사장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는 모습. 사진=LG 제공
허례허식을 피하고 검소하고 소탈한 생활을 했던 고인의 삶의 방식이 죽음 이후에도 이어졌다는 평가다. 천안 자택에서 불편한 몸으로 아들의 부음을 접한 구자경(93) 명예회장의 상황도 배려한 조치로 읽힌다.
LG그룹은 이날 "생전에 소탈했던 구 회장의 삶의 궤적대로 장례도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기를 유지로 남겼다"며 "고인의 유지와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하며,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에는 가족·친지를 제외하고는 조문을 받지 않고 있다. 조화도 정중히 사절했다고 한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는 취재진만 있을 뿐 그룹 계열사 임원의 발걸음도 없었다. LG그룹 홍보팀은 장례 절차에 함구하며 양해를 구하느라 바빴다.
고인은 사업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엄격한 승부사였지만, 평소에는 소탈한 모습으로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회장 재임 때도 행사나 출장을 다닐 때 비서 1명 정도만 수행하도록 했고, 주말에 지인 경조사에 갈 경우에는 비서 없이 혼자 다니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창립 70주년 때는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시무식을 겸해 간소하게 치르면서 의미를 되새겼다.
과거 부장 시절 해외출장을 함께 간 한 기업 인사가 나중에 귀국해서야 동행한 사람이 그룹 회장의 맏아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로 전해진다.
직원들과도 소탈하게 어울리는 회장으로 재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회장 취임 초 그룹 임직원들을 시상하는 행사에 직원들과 똑같은 행사로고가 새겨진 티셔츠 차림으로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인재 유치 행사에서는 300여명에 달하는 참가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학생들의 요청에 흔쾌히 셀카 사진도 함께 찍으며 격의 없이 어울리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정도경영으로 기업인들의 모범이 됐다"며 "평소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서 우러나오는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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