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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미 투자확대"에 롯데·CJ 화답...기업들 고민 시작(종합)

등록 2019.06.30 14:33:34수정 2019.06.30 16: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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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미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해달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대미 투자 추가 검토"

CJ, 미국 내 식품·유통사업에 10억 달러 투자 고려

농심도 미국에 라면공장 설립 서두를듯

삼성·현대·SK·LG 등 대미 신규 투자 여부에 관심

재계 "트럼프 발언, 기업 입장에선 투자 부담"

【서울=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 국내 경제인 대화'가 열려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대기업 총수 20여 명이 참석했다. 2019.06.30.

【서울=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 국내 경제인 대화'가 열려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대기업 총수 20여 명이 참석했다. 2019.06.30.

【서울=뉴시스】오동현 박미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대기업 총수들에게 "대미 투자 확대"를 직접 언급하면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을 비롯해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 20여명과 만났다.

이날 회동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허영인 SPC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 등 2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LG그룹에선 권영수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인들에게 사의를 표하고 적극적인 신규 투자를 촉구했다. 참석 기업인들의 면면을 보면, 기업 순위와 무관하게 대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업체들이 총망라 됐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간담회에는 재계 5위 순위 안에 드는 기업들 외에도 CJ, 농심, 동원, SPC 등도 초청됐다. CJ, 농심, 동원 등은 미국 현지에 진출해 생산 공장을 설립하거나 현지 기업 인수에 적극적인 식품업체다. SPC그룹은 미국에서 파리바게뜨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 일자리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대미 투자 확대 제안을 받은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인구·소득 감소로 인한 소비 축소와 최저임금 등으로 국내 시장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에 대미 투자 여력이 얼마나 있을지 계산기를 두드려 봐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이날 롯데와 CJ그룹은 대미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3조6000억원 가량의 대미 투자(루이지애나 주 에틸렌 공장 설립)를 단행한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 방한 계기의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간담회 참석 직전 기자들과 만나 "추가적인 대미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루이지애나 공장을 증설하고, 동부 지역에서 리조트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간담회 참석 후 투자 의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식품·유통사업에 최대 10억 달러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A나 미국 내 공장 추가 건설 및 설비 확장 등이 거론된다. 현재 CJ제일제당이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롯데와 CJ를 각별히 챙기는 분위기로 미뤄 이미 투자 약속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롯데그룹의 대미 투자를 모두 발언 중에도 몇 번이나 강조하는 등 신동빈 롯데회장을 각별히 챙겼다. 또 "현대, 삼성, CJ, 두산, SK를 이끄는 훌륭한 리더들이 자리에 함께했다"며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비롯한 총수들을 한 명씩을 차례로 일으켜 세워 인사했다.

【서울=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 국내 경제인 대화'가 열려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대기업 총수 20여 명이 참석했다. 2019.06.30.

【서울=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 국내 경제인 대화'가 열려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대기업 총수 20여 명이 참석했다. 2019.06.30.

이어 "제가 언급한 기업들은 미국에 많은 투자를 했다. 미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며 "지금보다 대미 투자 확대에 더 적절한 기회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대미 투자에 감사드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한국 대기업을 필두로 대미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농심도 대미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년 LA에 라면 공장을 설립한 농심은 현재 제 2공장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설립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2020년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라는 비전을 발표하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어 반도체 분야 투자 확대 가능성이 있다. 또 미국 정부가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하자 지난해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2005년부터 미국 앨라바마 공장 등을 운영하는 만큼 추가적인 투자 확대를 고민할 수 있다.

SK그룹은 미국 서부, 텍사스, 동부 등 미 전역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미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16억 달러를 투자하고 1400명을 채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테네시주에 가전 공장을 건설했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기업들을 단체로 모아놓고 간담회까지 진행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통령까지 나서 일자리 창출 위한 기업 투자 독려에 나서는 게 트렌드"라며 "국내에서도 투자 활성화 위한 정책적 뒷받침 등 노력이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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