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페북 판결 '역차별의 역습'…이용자 보호 제도 개선해야"

등록 2019.09.18 17:27:49

"페북 판결 '역차별의 역습'…이용자 보호 제도 개선해야"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페이스북과 방송통신위원회 간 행정소송 판결을 계기로, 이용자 중심 규제의 국내외 집행력을 강화하고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더불어민주당), 김성태(자유한국당), 박선숙(바른미래당), 김경진(무소속)의원은 1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페이스북 판결로 본 이용자보호제도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과대학 교수(AI빅데이터 연구센터장)는 페이스북과 방송통신위원회 간 행정소송 사건을 '역차별의 역습'이라고 정리했다.

사건의 발단은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업자 망에 캐시서버를 설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던 중 무상설치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KT에 연동됐던 사업자들의 접속경로를 해외로 임의 변경하면서 불거졌다. 이로 인해 국내 이용자들이 서비스 지연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방통위는 페이스북에 대한 사실조사를 진행했고, 접속경로 임의 변경에 따라 접속 속도가 느려진 상황을 이용자 이익저해 행위로 판단해 과징금 3억9600만원 부과 등의 제재를 가했다. 또 이용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할 수 있는 페이스북의 이용약관 개선을 권고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이에 불복해 방통위의 제재에 대한 행정집행정지를 신청하며 지난해 5월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은 페이스북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달 22일 방통위의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페이스북이 접속경로를 변경해 이용지연불편을 초래했으나 법 위반에 해당하는 '이용 제한'이라고 볼 수 없고 '현저한 이익 저해'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방통위의 판단근거인 '민원증가, 접속지연, 트래픽감소 등'의 사안에 대한 적용법 규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 교수는 이번 사건을 이용자 보호 관점에서 봤다. '페이스북 판결로 본 바람직한 이용자 보호 제도'를 발제하며 "국내외 동등 규제 및 해외 사업자에 대한 집행력 확보를 위한 출발점은 이용자 이익 보호"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이용자 중심 규제와 국내외 동등 규제 원칙을 설정하고, 금지행위를 이용자 중심의 이용자 이익 저하 행위 유형으로 확대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외적용 규정 집행력 강화,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 확대, 국제공조체계 강화, 상호주의 확대 검토, 자율규제 촉진, 이용자보호업무평가 확대 등을 촉구했다. 

또 "이용자 이익의 보호와 무관한 규제로서 국내외 통신·인터넷사업자에게 모두 나쁜 규제를 발굴해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적극적인 입법적·행정적 노력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국외 행위에 대한 국내법 적용 근거를 확대하고, 집행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향후 정보통신망법에 역외적용 규정을 신설하고, 역외적용 집행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및 구체적 적용 방안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북 판결 '역차별의 역습'…이용자 보호 제도 개선해야"

이어 "이용자 보호를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의 조속하고 적극적인 입법 논의 추진이 필요하다"면서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치거나 이용자 이익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사항에 대한 합리적인 기준 설정을 위한 행정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망 이용대가 가이드라인, 글로벌 통신인터넷 서비스 민원 처리 가이드라인 등을 예로 들었다. 

특히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확대를 주장하며 "전기통신사업법 상의 적용대상으로 해외 사업자도 포함해 이용자보호 규제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대리인 지정을 통한 국내 이용자에 대한 피해 발생 시 민원처리 및 피해구제 창구를 명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상필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장은 이어진 토론에서 "페이스북 사건은 임의적 라우팅 변경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에 대해 방통위가 행정처분을 했으나, 재판부가 '현행법 위반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 요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방통위 행정처분의 근거 법조항 해석 및 적용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지, 망대가·상호접속고시 등 그 외의 쟁점들에 대해서 법원이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법원이 페이스북의 일방적 접속경로 변경으로 인해 이용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한 사실이 중요한 의미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이 승소했다는 것이 법원도 상호접속고시의 부당성을 인정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없다"며 "페이스북 사건이 상호접속고시에 의해 발생했다는 주장은 페이스북이 이용자 피해를 유발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주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페이스북 사건은 CP가 자사의 망 통제권을 ISP와의 협상에 악용한 것"이라며 "이와 같은 이용자 피해 유발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관련 법제도를 조속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변재일 의원은 토론회 개회사를 통해 "글로벌 IT기업이 유발하는 이용자 이익침해, 국내사업자와의 역차별, 사회적 책임 미이행 등 다양한 폐해를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법·제도가 미비한 실정"이라면서 페이스북 판결에 대해 "피해자는 있으나 가해자는 처벌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형 글로벌 CP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고 이용자 이익침해에 대해 법적 다툼없이 명쾌하게 처벌하기 위한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며 "국회도 글로벌 CP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제도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