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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인삼 열매, 호흡기 바이러스 '천적'…국내 연구진

등록 2020.03.09 08: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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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카테킨 성분 항바이러스 효능

진생베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억제

[서울=뉴시스]제주 서귀포시 녹차밭

[서울=뉴시스]제주 서귀포시 녹차밭


[서울=뉴시스] 김정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외에서 창궐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막아줄 백신도, 감염 환자를 지켜줄 치료제도 좀처럼 개발되지 못해 불안감이 가중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녹차와 인삼 열매인 '진생 베리'가 가진 뛰어난 '면역력'이 주목받고 있다.

면역력은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체에 저항하는 힘을 뜻한다. 바이러스가 체내 숙주 세포를 인지해 침입한 뒤, 그 수를 늘려가다 다른 숙주를 찾아 이동하는 과정 전반을 억제한다.
 
녹차는 면역력을 높이는 '슈퍼 푸드' 중 하나로 꼽힌다.

예전부터 녹차는 헬리코박터균, 포도상구균 등 병원성 미생물뿐만 아니라 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 주원인인 HIV 바이러스, 호흡기 질환 주원인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에 대해 뛰어난 항바이러스 기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녹차 내 주요 생리 활성 성분인 '카테킨'이 이런 효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바이러스와 감염 면역 전문가인 성신여대 송재민 교수는 녹차 카테킨의 항바이러스 효능 및 기전에 관한 연구를 통해 녹차 추출물이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부착하고, 분리해 나오는 과정에 개입해 바이러스 체내 증식을 막는 데 상당한 효능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했다.

송 교수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녹차 추출물이 신종 플루(A형 독감: H1N1), 계절 독감(A형 독감: H3N2), B형 독감(B형: 야마가타) 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3종에 대해 바이러스 제거, 불활성화 효능을 가진 것을 확인했다.

또한 저서('Tea in Health and Disease Prevention')에서 녹차 카테킨 효능을 기술했다. 녹차를 마셔 카테킨을 섭취하면 바이러스를 기억해 특정 침입자를 공격하는 면역 세포인 'T-세포'가 증식하고, 인터페론 감마 합성이 촉진한다. 이를 통해 면역력이 강화해 항바이러스 효과가 나타난다는 내용이다.

송 교수는 "실제 세포 단계에서의 여러 실험 결과들을 토대로 주목할 사실은 독감 치료제는 독감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녹차 추출물은 바이러스 접촉 시 이를 사멸했다는 점이다"고 전제한 뒤, "하버드 의대도 녹차의 카테킨 등을 3개월간 섭취한 사람들에게 감기와 독감 증상이 30% 이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며 "녹차 추출물의 항바이러스 효능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같은 시기에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진생베리

[서울=뉴시스]진생베리


진생베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직접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진생 베리는 영양이 가장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4년생 인삼이 7월 하순께 단 일주일만 세상에 내놓는 귀한 열매다. 인삼 핵심 성분인 '사포닌'을 뿌리보다 3~4배 이상 더 함유한다.

특히 사포닌 중 '진세노사이드 Re'의 경우, 최대 3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진생 베리 효능에 관해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전북대 차세연 교수와 아모레퍼시픽의 공동 연구 결과(2018년)에 따르면, 진생 베리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증식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효과가 바이러스 증식에 필요한 효소를 억제한다는 기전도 파악했다. 또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 실험에서 진생베리 다당체를 섭취한 군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체중 감소, 염증과 폐 조직 손상 등 사례가 줄었다. 특히 생체 내 바이러스 수를 효과적으로 감소시켰다. 

진생베리 다당체는 이처럼 감염된 실험동물 개체 내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증식 억제로 염증 감소 효과, 폐 손상 저해 효능 등을 보였다.

경기대 식품생물공학과 신광순 교수는 진생베리가 폐암 발생을 억제했으며, 면역 기능 활성화 효능이 운지버섯 다당체인 'PSK'(Polysaccharide-k)보다 뛰어났다는 공동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PSK는 숙주의 비특이적 면역 증강을 통해 항암 효과를 나타내 각광받은 물질이다.

 성균관대 조재열 교수의 공동 연구 결과, 진생베리가 주요 면역 기관인 흉선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흉선은 가슴 중앙부에 위치하는 나비 모양 신체 기관으로 T세포 발생이 이뤄진다. 포유류에서 후천적 면역 체계를 점진적으로 확립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면역 기관이다. 심지어 실험 모델들이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고령이었는데도 그런 결과가 나타났다.

한 전문가는 "요즘 같은 환절기는 호흡기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시기다"며 "면역력을 높여주는 홍삼, 진생베리 등 건강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바이러스성 전염병 등 면역 관련 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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