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유가·원자재 가격 고공행진…국내 산업계 부담 커져

등록 2022.02.04 10:38:0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골드스미스=AP/뉴시스]21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골드스미스 인근 유정의 원유시추기 펌프잭 뒤로 해가 지고 있다. 2021.04.22.

[골드스미스=AP/뉴시스]21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골드스미스 인근 유정의 원유시추기 펌프잭 뒤로 해가 지고 있다. 2021.04.22.


[서울=뉴시스] 이인준 옥승욱 기자 =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국내 산업계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항공유가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업계와 철광석 등을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는 철강업계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철강제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의 연쇄 타격도 우려된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2.01달러(2.28%) 상승한 배럴당 90.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9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14년 10월 이후 7년 4개월만이다.

4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1.64달러(1.83%) 상승한 91.11달러로 집계됐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26일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역시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었다.

최근 유가 강세는 수요 회복에도 생산자들이 공급을 억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가능성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주요 원유 생산국 중 하나다. 실제 전쟁이 터진다면 에너지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국내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유류비가 고정비용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항공업계는 부담이 더욱 커진 모양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급유 단가는 전년 대비 87% 올랐다. 영업비용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5%에서 28%로 2배 가깝게 늘어 부담이 현격하게 증가했다.

국내 LCC(저비용항공사)의 경우 아직 전년 실적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항공권 판매가 주수익원인 점을 감안하면 마찬가지로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정부 등 외부의 자본 확충이 없이는 지속이 어려운 한계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환율 급등 또한 항공업계에는 악재다. 항공유와 항공기 임대료 등 모든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97.5원 상승해 3846억원 규모의 외화환산차손실을 입었다.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3867억원의 세전 순이익이 감소한다. 아시아나의 지난해 1~3분기 외화환산차손실은 5445억원에 이른다. 환율이 오름세를 지속할 경우 올해 손실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철광석 등을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는 철강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수입 철광석(CFR, 운임포함인도) 가격은 1월28일 기준 톤(t)당 139.5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19일 t당 89.8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지속 상승하고 있다. 두달반 새 상승폭은 무려 t당 50달러에 달한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생산한다. 철광석 가격 상승은 철강사들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철강사들은 원가 상승분을 철강 제품 가격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곧 건설, 조선 등 수요업계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조선업계는 후판가격 상승에 직격탄을 입었다. 철강사들이 지난 한해에만 후판 가격을 t당 50만원 가량 올리면서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철광석 가격이 다시 요동치면서 올해 후판가격 협상에서도 지난해와 같은 일이 재현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철광석 가격이 급격히 올라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조선, 건설, 가전 등 수요사들 공급 가격을 올리면 이들 역시 판매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다. 결국엔 전반적인 물가가 다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