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다이아몬드 산 사람이 또 산다" 랩그로운 다이아 '주목'
연구실서 생산하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천연 제품과 100% 동일한 성분과 구조
생산 과정서 환경 오염 및 노동 착취 우려 없어 친환경·윤리 소비 시대에 인기↑
원석 수입에 의존하던 한국, 세계 8번째 개발에 성공하며 국내 시장 활성화 기대

(사진=KDT다이아몬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최근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연구실(Lab)에서 키워(Grown) 생산한 다이아몬드를 말한다.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화학적·광학적으로 100% 동일한 반면, 가격은 천연 제품의 20~30%에 불과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9일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전문 애널리스트 폴 짐니스키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20억달러(약 2.6조 원) 규모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은 2025년까지 39억 달러(약 5.2조 원)로 2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천연 다이아몬드 채굴 과정에서의 환경오염 및 비윤리적 노동착취 문제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점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친환경 및 윤리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에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에단 골란(Edahn Golan) 다이아몬드 리서치앤데이터에 따르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판매 비중은 천연 다이아몬드 대비 2020년 2.4%에서 올해 9.3%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은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다이아몬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드비어스(De Beers)는 7월 말 기준으로 '셀렉트 메이크어블(select makeables)' 등급의 원석 가격이 지난해 6월 대비 약 40% 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원석 다이아몬드 가격지수에서도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지난해 고점 대비 24.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천연 다이아몬드의 가격 약세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천연 다이아몬드 원석 채굴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서다.
안트베르펜다이아몬드센터(AWDC) 및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 등에 따르면 광산 노후화 및 고갈로 매년 평균 5% 정도의 채굴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2020년 1억 1100만 캐럿에서 2050년 1400만 캐럿으로 채굴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이아몬드 원석 수요는 안정적인 우상향을 보이며 증가하고 있어, 공급 감소와 맞물리며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원석 공급 부족량은 2026년 8600만 캐럿을 기록하고 2050년에는 2억 7800만 캐럿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천연 다이아몬드를 대체하기 보다는 서로 다른 시장을 형성하며 각각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생산은 미국과 중국, 인도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생산량 기준으로는 중국의 점유율이 50~60%로 가장 높긴 하지만, 저품질 다이아몬드 생산량이 많은 탓에 미국과 인도가 생산 시장을 주도한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드비어스로 지난 2020년에 9400만 달러(약 1270억원)를 투자해 20만 캐럿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한국은 이제 시작 단계다. 얼마 전까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원석을 수입에 의존했지만, 다이아몬드 전문 기업 KDT다이아몬드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2021년 말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개발에 성공하면서 한국이 세계 8번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생산국이 됐다. KDT다이아몬드는 올해 관련 특허를 등록하며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KDT다이아몬드는 증가하고 있는 소비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인도 현지에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공장 가동 시점은 다음해 3월 말이며, 공장 설립 첫해 3만6000캐럿을 자체 기술로 생산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연간 10만 캐럿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약 150명의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랜드그룹 주얼리·테마파크 계열사 이월드도 인도 현지 공장과 계약을 맺고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공급량 확보에 나선다. 계약을 맺은 인도 업체의 생산 시설 규모는 33만㎡이며, 월 1만2000캐럿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생산이 가능하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원석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국내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유통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올해 700억 정도로 아직 크진 않은 편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40% 증가했다.
국내 유일의 주얼리 연구기관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의 향후 5~10년간 성장률을 17%~29%로 예측했으며, 2031년에 이르러서는 1860억원에서 최대 248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KDT다이아몬드 강성혁 실장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주요 구매자들은 이미 천연 다이아몬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안목이 있기에 어렵지 않게 구매에 나선다"며 "가성비와 낮은 가격을 강조하기 보다는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매력을 전달해야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