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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진스키 "세계는 트럼프 독트린 듣기를 원한다"

등록 2017.02.21 14: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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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찰스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에 위치한 보잉 공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7.2.21.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를 둘러싼 국제 사회의 우려를 달래려면 본인의 독트린(신조)을 명확하게 발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시절(1977~1981년)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이사는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세계는 왜 트럼프 독트린을 필요로 하나"란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이 촉구했다.

 브레진스키는 "우리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아도 그는 미국의 대통령"이라며 "우리는 대통령이 성공하길 바라지만 지금 그는 다른 나라들에겐 물론 우리에게도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브레진스키는 "국제 질서는 혼란에 빠져 있다. 세계는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는 문제들을 다룰 만한 국제적 구조를 갖추지 못한 채 엄청난 무질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취약한 상황의 세계는 미국의 명확한 비전과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안정을 위해 자신의 명확한 미래상을 담은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트럼프의 선거 문구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미국 우선주의' 같은 표현은 자동차 범퍼에 붙이는 선전 스티커용으로는 좋다"며 "하지만 미국의 외교정책은 선거 구호 의상의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독트린 발표를 통해 미국 외교정책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공하는 한편 본인이 역사적 감각을 갖고 적극적으로 미 대통령으로서의 임무를 다하고 있음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레진스키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3대 군사 강국이 협력해서 국제 사회의 안정을 지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상적인 해법이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많은 성패가 미국과 중국이 어떤 수준의 성공적 대화를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양국이 보다 진지하고 전략적인 상호 이해를 가능케 할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가 전략적 동맹을 형성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며, 미국이 중국을 경시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면 중국과 러시아를 더욱 밀착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와 건설적 관계를 구축하려고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욕구는 합리적이지만 이를 실행해 옮기려면 납득할 만한 체계가 필요하다며, 현재로서 그런 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브레진스키는 북한의 위협을 다루려면 북한을 이웃한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강대국들 사이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미국 만의 고립된 노력은 북한 정권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역별 이슈를 제대로 다루려면 일본, 영국 등 역내 파트너 국가들과의 구체적인 합의를 추구해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약속을 재확인한 점은 다행스럽다고 평가했다.

 브레진스키는 유럽 안보에 관해서도 미국이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심축으로서 서방과 중부 유럽을 방어할 준비를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적 의사 결정을 가능케 하는 리더십을 구축하는 일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여 줬다"며 "미국과 세계는 우리 대통령으로부터 리더십과 책무에 관한 비전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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