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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獨 '자메이카 연정' 결국 결렬…메르켈, 선택의 기로

등록 2017.11.20 08: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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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11.17.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11.17.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9월 총선 이후 추진한 '자메이카 연정' 구성이 결국 결렬됐다.

 19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 방송 등에 따르면 메르켈이 소속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 등은 이날 12시간 넘게 밤 늦게까지 연정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자민당의 크리스티안 린트너 대표는 당이 협상에서 빠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 당이 '신뢰의 기반'을 찾지 못했다며 "나쁘게 통치하느니 아예 통치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메르켈은 9월 24일 총선에서 4연임에 성공했지만 두 달이 다 돼도록 연정 구성을 합의하지 못했다. CDU-CSU는 제1당을 유지하긴 했지만 득표율이 33%에 불과해 연정을 통한 과반 의석 확보가 긴요하다.

 CDU-CSU와 기존 연정에 함께한 사회민주당은 야당으로 남았다. 메르켈은 이에 '자메이카 연정'(CDU-CSU, 자민당, 녹색당을 각각 상징하는 검정색, 노란색, 녹색을 섞으면 자메이카 국기와 비슷하다는 의미) 구성을 택했다.

 연정 참여 정당들의 성향이 제각각이라 협상은 쉽게 진척되지 않았다. CDU-CSU는 중도 보수고 자민당은 친기업 자유주의다. 녹색당은 진보 색채가 훨씬 강하다. 이들은 이민, 노동, 연금, 환경 정책을 놓고 이견을 빚었다.

 자메이카 연정이 결렬되면서 메르켈 총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CDU-CSU는 자민당 또는 녹색당 중 한 곳과 함께 소수 정부를 출범할 수 있다. 자민당과는 2009년 연정을 함께 한 적이 있다.

 다만 2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에선 소수정부가 탄생한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 메르켈 총리 역시 안정적인 정부 운영을 위해서는 의회 과반의 지지를 받는 연정 구성이 긴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사민당에 다시 손을 내밀 가능성도 있다. CDU-CSU는 이전까진 중도 좌파 성향의 사민당과 '대연정'을 이뤄 왔다.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제1당 자리를 노리다가 실패하자 연정 참여를 배제했다.

 소수정부 출범이나 사민당과의 연정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면 독일은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 경우 선거는 해를 넘겨 실시 될 전망인데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에도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메르켈의 집권 연합은 9월 총선에서 1949년 이래 최악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메르켈의 난민 포용 정책을 앞장서 비판해 온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득표율 3위(12.6%로) 연방 의회에 첫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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