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루살렘 수도 인정은 악수(惡手)" 미 전문가
【 텔아비브( 이스라엘)= AP/뉴시스】 현재 텔아비브에 소재한 이스라엘 미국대사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곧 이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할 계획이어서 중동의 새로운 긴장고조가 예상되고 있다. 2017.12.04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역대 미국 정부에서 중동 평화 협상에 관여했던 외교문제 전문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에 대해 "악수(惡手)"라고 비난했다.
5일(현지시간) 아론 데이비드 밀러 우드로윌슨국제센터 부소장은 CNN에 기고한 글에서 "내가 피하고 싶었고, 내가 항상 국무부에 조언했던 한 가지가 예루살렘이었다"라며 "협상에서 가장 민감하고 불안한 쟁점을 만지작거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밀러는 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 전 행정부의 국무부 자문위원 자격으로 중동 평화 협상에 참여했다.
앞서 지난 3일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것과 관련, "그가 어떤 결정을 할 지는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그는 고려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선택권을 쥐고 있다"고 말했다.
밀러는 "아마도 트럼프 행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것이 실제로 대사관을 이전하는 것보다 충격이 덜한 것으로 믿고 있는 것 같다"며 "이것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양보를 포함한 사전에 합의된 협상의 일환이 아니라면, 트럼프가 원하는 평화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에서 제 3의 길이 있다면 그것은 예루살렘이다. 정치적이고 종교적으로 중요한 예루살렘은 오래 전부터 불씨를 품고 있었다"며 "미국 대사관은 서예루살렘에 있어야만 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미국이 현지국의 수도에서 자국의 대사관을 유지하지 않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미국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너무 편협하고, 오직 이스라엘의 이익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나빌 아부 루데이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바스 수반과 이날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의 이스라엘 대사관을 현재의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려는 자신의 의도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예루살렘은 현재 국제법상 어느 국가에도 소속돼있지 않다. 1947년 유엔이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에 ‘'별한 국제체제'라는 독특한 지위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48년 1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서쪽 지역을 수도로 선포했다. 1967년에는 동쪽 지역까지 점령해 1980년 동·서 예루살렘 전체를 이스라엘의 영원한 수도로 선포하는 법률까지 발효시켰다. 국제사회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