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프 "이란 적대하면 美·이스라엘·사우디만 고립될 것"
"트럼프, 협상에 적합한 인물 아냐"
【테헤란(이란)=AP/뉴시스】지난 7월30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한 거리 환전상인이 미 달러화를 들고 있다. 미국이 7일부터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다시 시작함에 따라 유럽의 미 동맹국들은 이러한 제재 재개가 지역 안보에 대한 불안을 증대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18.8.6
이란 반관영 ISNA통신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이날 한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오늘날 전 세계가 미국의 이란 적대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포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란 제재 복원을 비판했다.
자리프 장관은 "전 세계 아무 곳에서 아무나에게 물어봐도 이란이 아니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고립됐다고 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란과 국제사회는 2015년 핵협정(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 체결을 위해 '역사상 가장 긴 협상 시간'을 보냈다며, 이 협정을 탈퇴해버린 미국과는 협상을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자(트럼프 대통령)가 협상하기에 바람직하고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자는 단지 으스대고 다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이란 독자 제재를 복구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제재는 미 동부시간으로 7일 0시부터 부과될 예정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 부활은 2016년 1월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자리프 장관은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 여파에 관해 "미국의 불량배짓과 정치적 압력이 일부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하지만 현 세계에서는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 고립됐다는 것이 바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지역 내 미국의 핵심 동맹이자 이란을 공통의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는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트럼프 대통령의 JCPOA 탈퇴와 이란 제재 복구를 적극적으로 지지해 왔다.
미국과 함께 JCPOA를 체결한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는 이란이 위반 없이 협정을 준수해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에 유감을 표명하고 미국 제재를 피해 이란과의 거래를 유지할 방안을 강구 중이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