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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 상원의원은 누구?…영웅·독불장군이었던 美보수의 양심

등록 2018.08.26 11: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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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매케인 사망으로 워싱턴에 큰 구멍 생겨"


매케인 상원의원은 누구?…영웅·독불장군이었던 美보수의 양심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암투병 끝에 25일(현지시간) 81세로 눈을 감은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을 말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표현은 '베트남 전의 영웅' 그리고 '매버릭(독불장군·개성 강한 사람이란 뜻)'이다.

매케인은 잘 알려져 있듯이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5년간 포로생활 끝에 귀국했다. 해군 4성 장군을 2대에 걸쳐 배출한 군인 집안의 후예인 매케인이 베트남전에서 포로가 됐을 당시 그의 아버지는 태평양함대 사령관이었다. 매케인과 그의 아버지가 월맹군 측으로부터 석방제안을 받고도 같은 포로 사병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거부했던 일은 잘 알려진 일화이다.매케인 집안의 군인정신과 희생정신은 미국 사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매케인은 1982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987년 상원에 입성, 내리 6선을 지냈다. 2008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후보에 패했다. 

 '정치인' 매케인은 강력한 소신 때문에 '매버릭'으로 불렸다. 조지 W 부시 정부와 이라크 전 등을 둘러싸고 자주 부딛혔지만,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한 미군증파를 의회에 요청했을 때 그는 모두가 외면하는 부시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때 그는 “조국이 전쟁에서 지는 것보다는 내가 선거에 지는 편이 더 낫다”고 말했다. 

매케인이 2008년 대선 당시 공화당 경선 후보로서 미시간주를 찾았을 당시 일자리 회복을 요구하는 자동차산업 노동자들 앞에서 “이미 잃어버린 일자리는 돌아오지 않는다. 신산업, 새로운 직업교육이 필요하다”고 소신있게 말했던 것도 그의 꼿꼿한 성품을 말해주는 일화다. 그 결과 그는 미시간주 경선에서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매케인은 반대편인 민주당 의견이 옳다고 믿으면 당론에 구애받지 않고 표를 던졌다. 정치자금 규제법인 '매케인-파인골드'법안을 민주당 소속 러셀 파인골드 상원의원과 함께 입안해 '돈 정치'를 차단하고자 나섰던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워싱턴=AP/뉴시스】 미국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2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대체하는 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매케인 의원이 지난 6월 27일 워싱턴에 있는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09.23

【워싱턴=AP/뉴시스】 미국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2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대체하는 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매케인 의원이 지난 6월 27일 워싱턴에 있는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09.23


매케인은 지난해 7월 뇌종양 수술 후 아픈 몸을 이끌고 애리조나에서 워싱턴DC까지 날아가 일명 '오바마 케어'를 폐기하고 이를 대체하는 법안 표결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1호를 폐기시켜 버리면서 매케인이 내세운 이유는, 오바마케어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를 무조건 없애기 위해 의료보험시스템이 위기에 처하는 것을 허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는 25일자 "존 매케인,우리가 배울 수있는 매버릭(John McCain, a Maverick We Can Learn From)'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매케인의 정치 인생 중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으로 2008년 대선 당시 공화당 경선후보 중 한 명이었던 고인이 당론과 여론에 거슬러 '고문 반대'를 외치고 나섰던 것을 꼽았다.

당시 이라크 전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국민의 3분의 2가 대테러전의 일환으로 고문의 필요성에 지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매케인은 "나는 적이 얼마나 사악한지 잘 안다. 하지만 물고문은 끔찍한 고문 방법이다. (고문은)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란 근본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프는 칼럼에서 "나는 매케인과 많은 사안에서 의견이 달랐지만, 그의 배짱과 열정, 그리고 도덕적 신념을 따르는 확고부동한 태도는 진심으로 존경한다"며 "그의 죽음은 워싱턴에 커다란 구멍을 남기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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