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농구스타 르브론, 홍콩 시위 발언 역풍…유니폼 화형식도
홍콩 시위 옹호한 휴스턴 로키츠 단장 지적 발언
"발언 자유 있지만 다른 사람에 대해 생각해야"
【홍콩=AP/뉴시스】15일 홍콩 완차이 지역의 서던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플레이어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밟고 있다. 제임스는 홍콩 시위대를 옹호한 대릴 모리 휴스턴 로키츠 단장을 지적하는 발언을 해 홍콩 시위대의 비난을 샀다. 2019.10.16.
16일 AP통신에 따르면 15일 홍콩 완차이 지역의 서던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시위에서 농구 팬 200여명이 모여 제임스를 향한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은 제임스의 얼굴 사진을 붙여둔 농구 골대에 공을 던지며 환호하고 한데 모여 제임스의 이름이 써진 유니폼을 밟았다.
페이스북에서 홍콩 농구 팬페이지를 운영하는 웹디자이너 제임스 로는 "사람들이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제임스의 이름을 새긴 운동복을 불태우는 영상을 제공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학생들이 매주 거리에서 최루 가스와 총에 맞는다. 경찰들은 매일 학생과 무고한 사람들을 때린다"며 "그런데 제임스가 그런 말을 했다.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제임스는 홍콩 시위대를 옹호한 대릴 모리 휴스턴 로키츠 단장을 지적하는 발언을 했다가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
모리 단장은 5일 트위터에 홍콩 시위 사진과 함께 "자유를 위해 싸워라. 홍콩과 함께 서라(Fight for freedon, Stand with Hongkong)"고 게시했다. 이후 비난 댓글이 빗발치자 해당 트윗은 삭제됐다. 로키츠는 2000년대 중국 농구 스타 야오밍이 선수로 활약한 팀으로, 중국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중국농구협회와 중국중앙(CC)TV 스포츠 채널은 휴스턴 로키츠와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이밖에 중국 스포츠 브랜드 리닝과 텐센트, 휴스턴 로키츠의 중국 후원사인 상하이푸동개발은행도 협력 중단을 발표했다.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사이트에 비난 성명을 게재했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14일 텐센트가 NBA 경기 생중계를 중단했다가 일부 시범경기를 내보내기 시작했지만, 휴스턴 로키츠의 경기는 여전히 방송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텐센트는 중국에서 NBA 경기 중계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29일 텐센트는 NBA 경기 중계권을 5년 더 갖기로 하는 대신 15억달러를 부담하기로 계약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미국 프로농구(NBA)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소속 스타 플레이어 르브론 제임스가 14일(현지시간) 경기장에서 벤치에 앉아있는 모습. 2019.10.16.
이어 "너무 많은 사람이 재정적 뿐 아니라 육체적으로, 감정적으로 피해를 받았다. 그러니 우리가 트윗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말하고 행동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며 "물론 우리가 발언의 자유를 갖고 있지만, 그로 인해 많은 부정적인 영향이 촉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사회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제임스가 이같은 발언을 내놓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시위에 참가한 36세 회사원 윌리엄 모크는 "NBA 선수들은 모두 기억하라. 당신들은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고 했었다. 홍콩 사람들의 목숨도 소중하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고 AP는 전했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안에 반대하며 시작된 홍콩 시위는 넉달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시위 참여자의 의문사 논란까지 일어나며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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