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한국 출산율 '0.6명대' 원인 분석…"과도한 업무, 사교육 부담 등"
저출산, 여러 사회 문제 맞물린 '구조적 문제'
[서울=뉴시스] BBC가 28일(현지시간) 한국 저출산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사진은 2021년 광주 광덕고등학교 교사가 텅 빈 교실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2024.02.29. *재판매 및 DB 금지
BBC는 한국 정부가 20년간 379조800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출생아 수가 계속 줄어들면서 인구 소멸 위기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출산 혜택은 대상이 한정돼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제시된 외국인 보모 지원·다자녀 군 면제 등은 청년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BBC는 전했다.
여유 없는 노동 환경
어쩔 수 없이 비출산을 택하는 청년도 많다.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주거비·생활비가 치솟아 경제 활동을 그만둘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출산율은 현재 0.55명으로 전국 최저치다.
사교육비도, 사교육 자체도 부담
[서울=뉴시스] BBC가 28일(현지시간) 한국 저출산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사진은 대구의 초등학교 학생들. (사진=행복북구문화재단) 2024.02.29.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건 소수다. 2022년 조사에 따르면 94%가 사교육비가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교육 경쟁으로 사교육을 포기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BBC는 비용을 떠나 과열된 교육 시스템 '자체'가 저출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경쟁에 지친 청년들이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으려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다.
한 30대 직장인은 "나는 그저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평생 공부해야 했다"며 "한국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출산 포기 이유를 밝혔다.
여성 부담 큰 것이 사실
BBC는 시대착오적 여성상을 저출산의 '핵심 요인'으로 봤다. 한국은 지난 50년 간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으며, 여성의 고등교육과 사회활동 비율도 급증했다. 그러나 육아·살림을 전담하는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은 그대로다.
신문은 이어 여성들이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사회적 단절로 고통받는 현실을 기재했다. 출산 시 퇴직을 요구하는 기업 문화 때문에 주 양육자(여성)가 대부분 직장을 떠난다. 2022년 기준 육아 휴직 비율은 남성 7%, 여성 70%다. 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하다.
다양성 존중
나아가 한국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정자은행 이용을 금지하는 등 임신·출산을 제한한다. 매체는 심각한 인구난을 겪고 있음에도 '아이를 못 낳게 하는' 아이러니를 지적했다.
인구 대책 절실…정부 지켜봐야
[서울=뉴시스] BBC가 28일(현지시간) 한국 저출산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2024.02.29.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한국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5명으로 인구 대책이 절실하다. 전년 대비 0.05명 감소했고 최초로 0.7명 선이 붕괴됐다. 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 지난해 12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2~2072년'은 2025년 출생아 22만 명, 2072년 16만 명을 예상했다. 최악의 상황에는 2072년 출생아가 9만 명대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통계청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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