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文대통령에게 소원..."이북 위안부 형제들 만나고 싶어"
올해 정부 첫 기념식...추모비 망향의 동산 모란 묘역에 설치
【천안=뉴시스】전신 기자 =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2018.08.14. [email protected]
흰 모시 한복을 입고 단상 앞에 선 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 충남 천안의 국립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첫 정부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한 뒤 "위안부 할머니는 형제와 다름 없다. 이북에 있는 할머니들을 만나고 싶다.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평화 국면에 들어선 남북 관계 진전에 더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한 셈이다.
이 할머니는 이어 "대한민국의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해결되면 세계가 평화로워진다. 그러기 위해선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 땅에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할머니는 자신의 나이를 언급하며 "여러분이 힘을 주면 200살이 넘어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제가 91세지만 활동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강조하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은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이다. 정부는 이날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국가기념일로 제정했다.
올해 첫 기념식은 추모비 제막식과 기념식 순으로 진행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비인 '안식의 집'은 국립 망향의 동산 내 모란 묘역에 설치돼 처음 공개됐다. 국립 망향의 동산은 위안부 피해자 49명이 안장된 곳이다.
이 할머니는 이 추모비와 관련해 "이 더운데 기념비를 세운 고마움은 하늘에 있는 할머니들한테 가서 전하겠다"며 "우리 정부, 문 대통령이 세워줬다고 꼭 전하겠다"고 고마움을 거듭 표했다.
【천안=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 앞서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장미묘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8.08.14.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며 "정부는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인권규범에 따라 할머니들을 문제해결의 주체로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래를 불러 감동을 선사한 오연준 군이 또한번 더 참석해 '가을밤' 노래를 독창했다. 식에 함께한 김정숙 여사는 행사 내내 할머니들의 불편이 없는지 세심히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곽예남·김경애 할머니 및 보호자와 유족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국회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그리고 전혜숙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 이명수 보건복지위원장 및 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청와대 측에선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김의겸 대변인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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