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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작년 유엔연설은 北변화 촉구···이번엔 국제사회 책임 역설

등록 2018.09.27 03: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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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北, 우리 요구에 화답···이제 국제사회 화답 차례"

"비핵화 결단 올바르단 걸 확인해줘야···평화 지속토록 견인"

【뉴욕=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8.09.26. pak7130@newsis.com

【뉴욕(미국)=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8.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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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김태규 기자 = 지난해 북한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던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은 올해엔 변화에 따른 국제사회의 책임을 강조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즉 북한이 스스로 평화의 길을 선택한 만큼 그에 따르는 국제사회의 적절한 보상이 뒷받침 돼야 계속해서 북미 비핵화 대화의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의 연설에 스며있다.

 문 대통령은 26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우리의 바람과 요구에 화답했다.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다시 세계 앞에 섰다"며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줘야 한다"며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같은 자리에서 핵 미사일 도발 중단을 촉구하며 평화의 길을 스스로 선택할 것을 주문했던 문 대통령으로서 '결자해지' 차원의 책임감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연설에서 "북한이 스스로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스스로를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고 싶다는 문 대통령의 지난해 연설에 김정은 위원장은 참가 의사를 밝히는 신년사로 화답했다. 이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한반도 정세는 급변했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간 적대관계 청산을 합의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세부 이행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다. 북한은 핵·미사일 시험장과 발사대 폐기 조치를 했으나, 미국은 핵 리스트 신고·검증을 내세우면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문 대통령은 숨가쁘게 진행된 이러한 과정을 연설문에 빠짐없이 담아냈다. 잊혀진 영광과 환희의 순간을 상기시켜 지속적인 평화 만들기를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겨울 강원도 평창에서 한반도 평화의 서막이 열렸다"며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끝난 한 달여 후,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판문점에서 처음 만났다. 두 번째 남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번 평양 회담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진 만남에 든든한 힘이 됐다"고 언급했다.

 65년 이상 유지돼 온 기형적인 한반도 정전 체제를 종식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한 것은 지난해 연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연내 종전선언의 필요성과 연결시켰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이다.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다.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종전선언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을 특정하는 대신에 '관련국'이라고 지칭함으로써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미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신중함을 연설에 녹여 냈다.

 문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 따를지라도 남·북·미는 정상들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걸음씩 평화에 다가갈 것"이라며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이다. 특히 유엔은 북한에 평화로 나아갈 용기를 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시작이다.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에 유엔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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