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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자본시장 유출, 당장은 크지않지만...금리차 확대시 우려↑

등록 2018.03.22 11: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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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21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회의 이후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3개월만에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2018.03.22

【워싱턴=AP/뉴시스】21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회의 이후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3개월만에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2018.03.22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21일 현지시각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10년 7개월 만에 역전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거나 장기화하면 증시에 우려로 작용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롬 파월 신임 연준 의장은 지난달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재의 연 1.25~1.5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고 21일 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국의 기준금리 연 1.50%를 웃돌게 됐다. 미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것은 10년 7개월 만이다.

◇ 외국인 자금흐름에 미치는 요인 금리 외 다양"

전문가들은 금리 역전으로 일단 국내에서 자본이 나갈 압력이 높아졌다고 봤다. 국제금융시장 중 가장 안전한 곳이 미국인데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금리 매력까지 더해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미국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요인이 커지게 된다. 동시에 국내 증시는 하방 압력을 받는다.

하지만 이번 3월 FOMC 결과가 국내에서 당장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촉발하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일단 자본이동은 금리뿐만 아니라 국내외 경기, 물가, 환율 변동 기대, 위험자산 선호도,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오전 10시 26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157억원 순매수, 나흘 만에 방향을 사자로 전환했다. 같은 시각 기관(744억원)은 순매수하고 개인(1868억원)은 순매도하고 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유출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유출의 액수는 크지 않을 것이며 기준금리 역전이 당장의 증시 하락을 야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이번에 금리가 역전됐다고 해서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다"라며 "과거에도 금리 역전 상황이 있었는데 자금 유출이랑 금리 격차랑 비례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자본유출은 금리로만 예측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통상 마찰, 북한 정상과의 회담 등으로 변동성 요인은 커졌다하더라도 국내 증시는 저평가 돼 있어 자금 유인 요소가 상당하다"라고 전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3월 FOMC 결과로 인한 외국인 자금유출은 거의 나타나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한미 금리 역전으로 인한 자금 유출 확률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 직후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상당한 수준이고 경상수지도 상당폭 흑자가 지속돼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 또 외국인 채권 자금에서 소위 장기투자 행태를 보이는 공적자금 비중이 높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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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한미 금리 역전 때도 영향 제한적"

1999년 7월~2001년 3월, 2005년 8월~2007년 8월 등 과거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된 두 차례 시기를 보더라도 금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두 차례 한미 금리 역전 당시 이때 모두 주식시장에서 외인 자금이 유출된 것은 아니었다"며 "금리 차보다는 오히려 신흥국 불안, 위험자산 선호 심리 약화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시장에서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을 예상했던 상황이었다"며 "즉 최근 신흥국 경기에 대한 불안이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악화됐다고 판단할 수 없음을 감안하면 한미 정책금리 역전으로 주식시장에서 외인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과거 한미 금리 역전됐다고 해서 외국인 자금이 빠지거나 했던 경우는 없다"며 "국내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은 대부분 포트폴리오 투자를 통해 들어오는 자금이기 때문에 금리 차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이다"라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도 한미 금리 역전으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는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미국 금리 인상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외국인들이 중장기 원화 채권 보유를 늘렸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 우려는 크지 않다"며 "작년 미 연준의 금리 인상(3월, 6월, 12월)에도 외국인 자금 유출은 없었다"라고 발표했다.

◇  한미 금리 역전 폭 확대·장기화하면 우려↑

외국인들의 현금출납기나 다름없는 한국 증시가 향후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확대 및 장기화하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

진용재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가속화로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거나 역전 기간이 길어질 경우 정책금리 역전으로 인한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상용 연구원은 "한미 금리 역전 차가 0.75%포인트 이상 벌어질 시 자본 유출은 코스피지수에 강력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한국은행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려야 하는데 통상압박, 가계부채 등 국내외 환경이 인상하기 만만치 않은 여건에 처해있다"라고 우려했다.

최석원 센터장은 "지금은 아니지만 한미 금리 차가 약 1%포인트쯤 됐을 때는 지금보다 자본 유출 우려감이나 총체적인 행동이 늘어날 수 있겠다"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기 시작한다면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IT 종목을 위주로 팔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상용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지금까지 IT주를 제일 많이 샀고, 팔 때는 보통 덩치가 큰 순서로 판다"며 "외국인이 국내에서 본격 팔자 기조에 나서면 역시나 시총 상위에 몰려 있는 기술주가 가장 타격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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