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산은, GM에 장기투자 요구…"최소 10년 철수 금지"
【인천=뉴시스】임태훈 기자 = 한국지엠 노사가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에 잠정 합의한 23일 오후 인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결과 발표 및 소회를 말하고 있다. 2018.04.23. [email protected]
2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정부와 산은은 자금 등 각종 지원 대가로 GM에 10년 이상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는 확약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관계자는 "지원금만 챙기고 철수하는 '먹튀'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먹튀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므로 이에 대한 방지책 마련이 협상의 주된 내용 중 하나"라고 밝혔다.
27일까지 투자 확약을 체결하자는 GM 측의 요청에 대해서는 한국GM 최종 실사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불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간 실사보고서가 나온 상태지만 최종 보고서는 내달 초 예정인 만큼 그 전까지는 확약에 신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단 27일께 구두 약속 또는 조건부 MOU 등 '의미 있는' 합의 까지는 도달할 수도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중간 실사보고서가 만족스러울 경우 "27일까지 구두 약속이든 조건부 MOU든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대 주주인 산은이 대주주인 GM을 견제할 수 있는 비토권(거부권)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이 출자전환을 하면서 산은 지분율이 내려갈 경우 한국GM의 공장이나 토지 등 부동산을 GM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막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GM이 3조원(27억 달러)에 달하는 차입금을 출자전환하면 현재 17.02%인 산은 지분율은 1%대로 떨어지는 만큼 산은은 그간 약 20대 1의 대주주 차등감자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GM측이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또다른 합의점을 찾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GM이 출자전환을 하면 산은 지분율이 낮아져) 조정을 해야 하는데 난항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차등감자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쪽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전날 "정부 지원은 노사 합의 뿐 아니라 GM 측에서 어떤 정상화 방안을 내는지, 대주주의 책임 있고 실효성 있는 방안 등을 감안해 판단할 것"이라며 GM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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