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보험미래먹거리②]1000만 반려동물시대…보험시장은 왜 안 클까

등록 2018.08.31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국내 동물보험 가입률 0.02%…"시장 잠재력 있지만 리스크 커"

삼성화재 등 출시했지만 실적 저조…업계 "손해율 산출 자체가 무의미"

"천차만별 동물병원 진료비, 저조한 반려동물 등록률 개선해야"

[보험미래먹거리②]1000만 반려동물시대…보험시장은 왜 안 클까


【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 "은행 적금 드는 게 낫다. 동물보험 들었다고 해도 적용 안 되는 게 많다. 사람과 다르다".

한 애견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반려동물 1000만시대라지만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펫보험' 시장 성장세는 그 가능성에 비해 지지부진하다. 시장 포화로 새 활로를 찾아야 할 손해보험사들은 펫보험 시장 자체는 "분명히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며 높게 평가하면서도 몇 가지 제도적 걸림돌이 있어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는 망설이고 있다.

펫보험은 국내에서 지난 2008년부터 본격 등장했다. 그러나 손해율이 100%를 넘어가고 계약건수는 1000건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부침을 겪다 2010년께 대부분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후 2011년말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롯데손보와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이 다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역시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다. 메리츠화재는 2016년 판매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튼튼애견보험'의 신규판매를 결국 중단했다.

국내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0.02% 수준으로 극히 미미하다. 우리나라 펫보험 시장의 연간 보험료는 10억원으로 일본의 0.2% 수준이다. 지난해 삼성화재·현대해상·롯데손보 등 3개사의 펫보험 계약건수는 2638건인데, 한 회사당 수백건 정도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건수로는 손해율을 측정하는 것조차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고객의 잠재 수요는 분명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당장 수요와 보험사의 공급에 있어 미스매칭이 심각하다. 펫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들의 상품이 대부분 동물의 연령이나 보장 내용이 제한적이라 고객들 입장에선 "실제로는 막상 보장 받을 게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보험사들도 할 말이 있다.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점을 든다. 특히 표준수가가 없어 진료비 편차가 큰 데다 동물의 개체식별과 연령구분이 어려워 효율적으로 운영하기가 벅차다는 것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같은 진료를 받더라도 지역별, 병원별 진료비 격차가 5배 이상 발생한다. 실제 입원비용 이외에 마취 등 부가비용도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체계적이지 못한 국내 동물등록관리도 걸림돌이다. 외모가 유사해 개체 식별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하나의 보험으로 다른 동물에 대해 보험금을 타는 도덕적 해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연령을 속일 수도 있다.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반려동물의 실제 등록률은 12.5%에 불과했다. 물론 국내서도 2014년 동물등록제가 의무화되면서 등록률도 오름세를 보이곤 있지만 여전히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또 반려동물의 정확한 나이를 구분하기 위해선 내장형 무선 식별장치가 가장 좋지만 전체 등록자 중에서도 이 방법을 택하는 비율은 45%에 불과하다.

업계도 시장 활성화 노력을 하고는 있다. 최근 보험개발원에서는 펫보험에 '참조순보험요율'을 산출해냈다. 참조순보험요율은 각 보험사들의 모델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그간 통계요율 산출이 어려워 망설이던 보험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들쭉날쭉한 진료비와 낮은 동물등록률 문제는 풀어야 한다. 진료비의 경우 현 정부가 공약사항으로 '자율적 표준진료제 도입'을 밝힌 바 있어 업계에선 기대가 나온다. 표준진료제가 도입되면 '부르는 게 값'인 현재 동물 진료비 체계가 정리되면서 보험료 산출이 보다 용이해질 거란 전망이다.

등록제의 실효성 문제와 관련해선 내장형 무선 식별장치 활용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 주목된다. 현재 업계에선 손보협회 등을 통해 무선 식별장치 등록시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