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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發 금융위기로 자산운용사 MMF 환매 연기…"ABCP 부도 가능성은 ↓"

등록 2018.09.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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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발 금융위기로 DB자산운용 MMF 환매 연기 결정…알파에셋자산운용도 연기

QNB의 ABCP 미상환 가능성 증가, 투자자들 환매 집중…QNB의 터키 익스포져 9.7%

실제 미상환 가능성↓…카타르 정부 지원 가능성↑, 정부지분도 50% 이상

【서울=뉴시스】QNB의 지역별 대출자산

【서울=뉴시스】QNB의 지역별 대출자산


【서울=뉴시스】하종민 기자 = 터키발 금융위기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머니마켓펀드(MMF)의 환매 연기를 결정하고 있다. 카타르 국립은행(QNB)의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자산유동화어음(ABCP)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 해당 ABCP를 편입한 MM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의 무역분쟁 사태로 카타르 국립은행(QNB)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ABCP에 대한 상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카타르 정부의 은행에 대한 지원 의지가 매우 높은 만큼 실제 ABCP의 담보력이 훼손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0일 DB자산운용은 QNB의 ABCP를 편입하고 있는 'DB다같이법인MMF제1호'의 환매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대량 환매 요구가 쏟아졌지만 QNB의 ABCP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자 환매를 연기한 것이다. 알파에셋자산운용 역시 같은 이유로 MMF에 대한 환매 연기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DB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MMF에 대해 환매 연기를 신청했고 일부 현금자산 내에서는 투자자들의 비중에 맞춰 환매를 재개한 상황이다"며 "현재 금액 기준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ABCP를 편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마켓펀드(MMF, money market fund)란 단기 금융상품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단기 금리의 등락이 펀드 수익률에 신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한 초단기형 상품이다. 고객의 돈을 모아 주로 금리가 높은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콜 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되돌려준다.

자산운용사들이 이런 MMF 환매 연기에 나선 데는 QNB의 ABCP 상환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터키발 금융위기로 인한 QNB의 피해가 가장 큰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당 ABCP가 상환되지 못할 수 있다는 심리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QNB 발행 정기예금유동화 잔액은 4조원으로 단일 은행으로서는 발행 규모가 가장 크다. QNB의 터키 자산 비중도 9.7%에 달해 익스포져(리스크 노출 금액)가 두바이 Emirates NBD(17%) 다음으로 높다.

또한, 지난 6월 말 기준 QNB 전체 대출 가운데 14%가 QNB의 터키 자회사 QNB Finansbank를 통해 터키 지역에서 이뤄진 상태다. QNB Finansbank는 지난 2016년 QNB가 인수한 터키 내 8위 은행이다.



【서울=뉴시스】GCC국가 정부지원가능성 비교 (자료=한국신용평가)

【서울=뉴시스】GCC국가 정부지원가능성 비교 (자료=한국신용평가)



다만 전문가들은 QNB의 ABCP가 상환되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카타르 정부가 은행에 대한 높은 지원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상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국제 신용평가사(Global Rating Agency)는 UAE와 카타르에 대해 과거 35년간 예금자와 은행 채권자들에게 단 한 번도 손실이 발생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런 점을 반영해 무디스는 카타르와 UAE에 대해 높은 정부 지원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카타르 은행은 원유 판매로 획득한 달러를 비원유부문 경제에 자금을 제공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므로 사업의 공공성이 높고 정부 지분율 또한 높다"며 "이런 높은 수준의 정부 지원 가능성은 ABCP 상환 가능성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김세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터키 자회사의 그룹 내 중요도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유사시 QNB에 대한 지원 가능성은 높다"며 "무디스 역시 지난 6월 QNB의 지원 가능성을 '높음'에서 '아주 높음'으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QNB의 지원 여력도 양호하다"며 "최대주주가 카타르 국부펀드(Qatar Investment Authority)로 지분의 50%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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