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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고공행진에…'원유 펀드' 올 들어 24% 수익

등록 2018.10.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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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2차 제재 확정 전까지 유가 상승 압력 이어질 것"

"최근 유가 상승에 대한 베팅은 당분간 유의한 투자전략"


【알제 알제리) = AP/뉴시스】 9월23일 에서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열린 10차 석유수출국기구(OPEC) 장관회의에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이 취재에 응하고 있다. 2018.10.02  

【알제 알제리) = AP/뉴시스】 9월23일 에서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열린 10차 석유수출국기구(OPEC) 장관회의에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이 취재에 응하고 있다.  2018.10.02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국제 유가가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 복원을 한 달 앞두고 큰 폭으로 오르며 원유 펀드 수익률도 함께 오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원유펀드는 8%에 육박하는 수익을 냈다. 올 들어서는 24% 수익률을 기록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1.56%(1.18 달러) 상승한 배럴당 76.41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1.76%(1.49 달러) 상승한 86.29 달러를 기록하며 2014년 10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4일(현지시간)에는 미 국채금리 오름세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위험자산인 원유의 투자 수요가 위축, 3% 가까이 급락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당분간 유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이 나오고 있어 유가 관련 펀드와 ETF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펀드 가운데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정방향 펀드 6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4.32%로 나타났다. 이는 원자재펀드 수익률 1.42%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한 달 수익률은 7.52%, 한 주간 수익률은 6.6%로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펀드별로 '삼성 코덱스 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H)'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0.37%를 기록했고, 최근 한 달 수익률은 5.21%로 나타났다.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47.71%로 높았다. KB자산운용의 'KB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합성 H)' 펀드의 올해 수익률도 25.83%에 달했다.

원유 ETF 가운데 시가총액이 가장 큰 '타이거 원유선물 Enhanced(H)' ETF는 지난 4일 5820원에 마감하며 2016년 9월 이후 2년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코덱스 WTI원유선물(H)' ETF는 2만7395원에 마감하며 2016년 12월27일 상장된 후 1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상장한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도 지난 4일 8645원에 마감했다. 이는 2016년12월12일(8755원) 이후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다만 원유 관련 펀드가 연초 이후 수익률 고공행진을 하며 환매가 잇따르고 있다. 원유 관련 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가장 큰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에서는 연초 이후 183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1[WTI원유-파생형]'에서도 607억원의 환매가 이뤄졌다.'삼성KODEX 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원유-파생형](H)'에는 유일하게 최근 3개월 사이에 25억원이 순유입됐다.

ETF를 살펴보면 시가총액이 가장 큰 '타이거 원유선물 Enhanced(H)'의 경우 9월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57억원, 8월에는 2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는 등 올해 들어 799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미국의 이란에 대한 2차 제재가 확정되기 전까지 당분간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강세나 미국의 원유 재고 등이 부적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OPEC의 증산 유보나 이란 제재 같은 유가 상승 지지 소재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산유 캐파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가의 투기적인 수급을 보더라도 아직 과열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유가는 당분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최근 유가 상승에 대한 베팅은 당분간 유의한 투자 전략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진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역시 "다음달 4일 이후부터 미국의 이란에 대한 2차 제재가 재개되면 이란의 주수입원인 원유를 비롯해 에너지, 해운, 은행 등의 산업이 제재를 받게 된다"며 "중간선거까지 지지율을 높여야 하는 미국 정부는 무역분쟁에 대한 긴장이 완화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유가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원유 펀드의 경우 방망이를 짧고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가가 하락 추세로 전환될 수 있는 만큼 유가 추이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국제유가는 추가 상승이 가능하나 배럴당 75~88달러로 제한될 전망"이라며 "원유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할 것이나 미국과 OPEC 원유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며, 전세계 원유 수요 감소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또한 달러 강세는 원유 수요 뿐만 아니라 투기적 자금 유입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전세계 원유 수요는 연말부터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의 1~9월 원유 수요, 미국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유 재고는 아직 전세계 원유수요 증가를 시사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지속 및 신흥국 불안은 원자재 수요 증가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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