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한해 450억 회비 걷어 200억 인건비 사용…'방만경영' 심각
금투협회장 연봉 6억원, 거래소 이사장의 2배…직원 평균 연봉도 8300만원 수준
2017년 회원들 회비 450억원·사업수입 등 547억원 중 인건비로 219억원 사용해
【서울=뉴시스】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 5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투협 브리핑룸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금융투자협회가 증권사·운용사 등 회원사로부터 한 해 450억원에 달하는 회비를 걷어 이중 무려 절반 가까운 200억원을 임·직원 인건비에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용원 금투협회장의 연봉은 6억원이다. 한국거래소 이사장 연봉의 2배에 달한다. 금투협 직원들의 평균 연봉도 8300만원 수준으로 유사 기관들의 평균 연봉을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의 방만경영이 심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회비와 사업수입, 사업외수입 등을 통해 1년 예산을 마련, 이를 사업비와 관리비, 용역비, 인건비, 사업외비용 등으로 사용한다.
지난 2015년 회원사들로부터 430억원의 회비를 걷었으며 2016년 450억원, 2017년 450억원, 2018년 465억원의 회비를 각출했다.
이렇게 거둬들인 막대한 회비는 어디에 사용되는 걸까.
금융투자협회가 작성한 '제 9기 사업보고서 및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금투협은 회비로 449억8400만원, 사업수입 9억7100만원, 사업외 수익 88억4400만원 등 총 547억9900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예산은 사업비, 관리비, 용역비, 인건비, 사업외비용 등으로 지출되는 등 총 533억200만원이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비는 일반사업추진비 110억3500만원, 홍보사업추진비 16억8000만원 등 총 127억1500만원이 사용됐다.
관리비는 36억5800만원, 용역비 36억5800만원, 인건비 219억900만원, 사업외비용 57억4700만원 등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인건비 219억원이 다른 유사 기관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이 지난달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주장한 바에 따르면 금투협회 직원 평균 연봉은 8300만원 수준이다.
생보협회 직원 평균연봉은 7800만원, 손보협회 7600만원, 여신협회 5400만원 등 다른 협회와 비교할 때 금투협 직원들의 연봉이 높게 책정됐다고 볼 수 있다.
금투협 회장 연봉은 더욱 높은 수준이다. 금투협회장은 6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데 한국거래소 이사장 연봉 3억원보다 2배 가량 높은 셈이다.
또 7억원의 연봉을 받는 은행연합회장을 제외할 경우 금투협 회장의 연봉이 가장 쎄다. 생명보험회장 3억9000만원, 손해보험의 회장 3억5300만원 등이다.
회비를 받아 사용한 뒤 쓰고 남은 회비를 돌려주지 않는 점도 논란이다.
금투협은 창사 이래 적립금과 사업수익을 먼저 사용하고 회비를 사용했지만 2016년부터는 회원사들에게 돌려주던 회비 미집행분을 돌려주지 않기로 했다.
적립금과 사업수익을 먼저 사용하는 기존 방식을 회비와 사업분을 먼저 사용하는 방식으로 자금 집행을 바꾼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무런 수익을 내지 않는 금투협 회장에게 너무 고액 연봉을 지급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금투협회가 증권사 평균 이상보다 훨씬 높은 연봉을 받는 등 이른바 '신이내린 직장'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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