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곳곳 청약 경쟁률 신기록…바늘구멍에 실수요자들 '한숨만'
역대 최고 기록 나왔다…동탄 디에트르 '809대 1'
이달 분양한 검단·양평 아파트도 지역 최고 경신
좁아진 청약문 30·40 실수요자 포기 속출 가능성
제도 보완 목소리 나오지만 세대 갈등 양산 우려
7월 시행 사전청약…시장 과열 진정 여부 주목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동탄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지난 11일 1순위 청약 마감결과 302가구 모집에 24만4343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809대 1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종전 최고 기록인 2015년 대구 수성구 '힐스테이트 황금동'의 622대 1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추첨 물량이 일부 배정된 전용 102㎡A형의 경우 71가구 모집에 10만7508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무려 1514대 1에 달했다.
흥행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3.3㎡당 1367만원이 책정된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4억8867만원 수준이다. 인근 '동탄역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전용 86㎡가 지난 2월 14억75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당첨 시 10억원 가량의 시세 차익이 가능해 수요가 대거 몰렸다.
동탄 사례 뿐 아니라 최근 전국적으로 청약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지역 최고 경쟁률을 경신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더샵 양평리버포레'는 23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6704명이 몰려 평균 2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양평 지역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양평 지역이 수도권 내 비규제지역인데다 아파트 단지가 KTX·경의중앙선 양평역 도보권에 위치하고 있어 서울로 이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분양한 '검단역 금강펜테리움 더 시글로' 경쟁률도 57.2대1로 검단신도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151개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지방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 아파트 분양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을 비롯해 대구, 광주, 대전, 세종, 충남지역 초기분양률이 100%를 기록했다. 초기분양률은 아파트 분양 초기 시점의 총 분양 가구수 대비 계약 체결 가구수 비율을 뜻한다.
다만 강원(41.2%), 충북(75.0%) 등의 초기분양율이 전 분기 보다 낮아지면서 전국 평균 초기분양율도 작년 4분기 96.6%에서 올해 1분기 94.8%로 소폭 내려갔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청약 열풍이 거세지고 있는 것은 기존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분양 아파트 가격은 정부의 통제로 '로또 분양' 인식이 커지면서 쏠림 현상이 나타난 영향이 크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상대적으로 가점이 낮은 30·40대를 중심으로 '청포자(청약 포기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젊은 층은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짧아 높은 가점을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매매시장 유입으로 이어져 기존 주택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가점제에서 소외된 30·40대의 당첨 기회를 높이기 위해 추첨제 물량을 늘리는 등의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한 5060세대의 불만이 커질 수 있어 본격적인 논의 테이블에 오를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청약 시장에 새로 진입하려는 대기 수요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는 청약 시장 과열 분위기의 연장을 의미한다.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606만4515명으로 전달 2588만7777명 보다 17만6738명 늘었다. 이는 올해 연중 최대 증가폭이다.
다만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올해 3만가구)은 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된다. 한꺼번에 많은 공급이 이뤄지는 만큼 높아진 청약 경쟁률이 다소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공급을 확대하고 사전청약을 통해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겠다는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주면서 공급요인으로 발생하는 시장불안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공급이 확충될 수 있는 요인이 많은 만큼 공급부족으로 인한 시장 불안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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