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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경영난' 연쇄 파장…"약값 제때 못줘" 유통업체 타격

등록 2024.04.09 09:01:00수정 2024.04.09 09:2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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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 장기화로 관련산업 위축

일부 병원, 의약품 대금결제기한 연장

"상급종병에 약 공급량 20~30% 줄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의대정원 확대로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지난 8일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4.08.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의대정원 확대로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지난 8일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4.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정책 발표 후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되면서 관련 산업의 위축과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9일 의약품 유통업계에 따르면 의약품, 수술용 의료기기의 상급종합병원 공급량이 전공의 집단사직 전보다 대폭 줄고, 구입대금 결제시기를 미뤄달라는 병원 측 요구도 나오고 있다.

한 대형 유통기업은 상급종병의 의약품 발주량이 집단사직 전보다 20~30% 줄었고, 수술용 의료기기는 30~40%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의대 정원 증원 계획에 반발한 전공의 등의 집단사직으로 대학병원에서 수술·입원이 축소되며  병원에 공급되는 의약품·의료기기도 줄어든 것이다. '빅5' 병원 중 한 곳인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최근 경영난으로 비상운영체제에 돌입한 데 이어 희망퇴직 신청도 받기 시작했다.

마취제, 진통제, 수액, 항생제, 수술 치료재료 등 병원에서 사용하는 원내의약품의 타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

매출 손실로 인해 유통업체에 의약품 대금 결제시기를 3개월 미뤄달라는 병원의 요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서울대병원은 거래 중인 의약품 유통업체들에게 대금 결제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조사(제약회사·의료기기사)에서 물건을 받아 의료기관·약국에 공급하는 유통업체에 있어 의료기관의 대금 결제는 중요한 요소다. 계약에 따라선 병원으로부터 물건 값을 받아야 제조사에 지급할 수 있는 경우가 있어서다.
 
의약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관에서 의약품 결제 대금을 받아야 제약회사에 의약품 구입 대금을 지급할 수 있고, 새 발주물량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대금 수수가 지연되니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울대병원뿐 아니라 다른 사립대 병원들의 대금 결제 상황도 비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유통업체는 결제가 지연돼도 버틸 체력이 있지만 중소회사는 다르다"며 "대출을 일으켜서 제약회사에 납부해야 하는데 금리마저 비싸 부담이 크다. 의료 공백이 장기화된다면 작은 유통업체들이 감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약기업의 우려 역시 크다. 원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의약품 위주로 처방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의약품 처방을 위한 영업·마케팅 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제약회사의 의료진 대상 심포지엄이 상당수 취소됐고, 각 병원이 적은 의료 인력으로 근무하는 비상사태에 이르면서 영업사원의 출입도 제한되고 있다. 임상시험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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