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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한화 한용덕 감독의 퇴진

등록 2020.06.07 21: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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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초 한화 한용덕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19.05.26.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초 한화 한용덕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화 이글스의 '불통 논란'은 한용덕 감독 퇴진의 예고편이나 다름 없었다.

한화는 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벌어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2-8로 패배, 구단 역대 최다인 14연패의 수렁에 빠진 뒤 "한용덕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일 이해할 수 없는 코치진 변경으로 인해 한 감독의 위태로운 입지가 드러났고, 결국 퇴진으로 이어졌다.

6일 NC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한화는 1군 코치들을 대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장종훈 수석코치와 정민태 투수코치, 김성래 타격코치, 정현석 타격코치가 1군에서 제외됐다.

이들 코치 4명은 6일 오전 경기장에 출근했지만, 말소 통보를 받고 귀가했다.

한 감독은 이들을 대신할 코치를 엔트리에 등록하지 않았고, 한화는 코치가 4명이나 빠진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다. 코치가 없어 한 감독이 직접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촌극도 벌어졌다.

한화는 6일 경기를 마치고서야 코치진 보직 변경을 발표했다. 정경배 메인 타격코치와 이양기 타격코치, 김해님 투수코치, 마일영 불펜코치를 1군에 등록했다. 장종훈 코치의 엔트리 말소로 비게 된 수석코치 자리는 여전히 공석으로 놔뒀다.

경기 전 정리됐어야 할 코치진 보직 변경이 뒤늦게 결정된 것은 한화 구단과 현장 간의 '불통'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코치진 변경에 구단이 현장에 개입하며 사퇴 압박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한 감독이 코치를 대거 말소한 채로 6일 경기를 치른 것은 구단의 현장 개입에 반발한 모양새로 비춰지기도 했다.

7일 경기를 앞두고 한 감독은 코치진 변경과 관련해서는 입을 닫았다.

논란 속에 안 그래도 처진 분위기는 더욱 무겁게 가라앉았다. 엉망진창이나 다름없는 분위기 속에서 좋은 경기력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선두를 질주 중인 NC를 상대로 연패 탈출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나 다름없었다.

한화가 속절없이 14연패의 수렁에 빠진 가운데 결국 한 감독은 퇴진하고 말았다.

성적 부진에 물론 한 감독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감독의 책임만으로는 볼 수 없다.

올 시즌 선수층이 얇은 한화의 문제점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화는 올 시즌 부상에 몸살을 앓았다. 하주석, 오선진이 지난달 17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나란히 허벅지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고, 외국인 투수 채드 벨도 팔꿈치 통증으로 뒤늦게 팀에 합류했다.

김태균, 송광민, 이성열 등 베테랑 타자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제라드 호잉도 타율 0.209에 그치면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를 메워줄 만한 선수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투타가 모두 붕괴됐다.

한화는 지난 겨울 내부 자유계약선수(FA)인 윤규진과 정우람, 이성열, 김태균을 모두 잡았고,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 자원인 장시환을, 2차 드래프트로 정진호를 영입했다. 롯데에서 방출된 김문호를 데려와 외야를 보강했다.

나름대로 빈 자리를 메웠지만, 선수층을 두껍게 만들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얇은 선수층은 최다 연패의 빌미가 됐다.

최악의 성적은 한 감독의 자진 사퇴로 이어졌다. 한화는 후임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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