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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 히말라야이야기]칭하이성의 아름다운 보물

등록 2013.05.24 15:52:46수정 2016.12.28 07: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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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하도겸 박사의 ‘히말라야이야기’ <2>  5월 22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인도에 이어 파키스탄을 방문했다. 이에 앞서 방문한 인도의 만모한 싱(81) 총리는 회담 뒤 인도 정부는 티베트가 중국 영토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인도 영토 내에서 어떤 세력의 반중(反中) 활동도 허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중국 신화통신이 더반에서 열린 중국·인도 정상회담에서 인도는 티베트 자치구가 중국 영토의 일부임을 승인했으며 티베트인들이 인도에서 반중 정치활동을 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하자마자 인도 외교부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이 두 사실만 두고 보자면, 결국 한 달 전에 중국은 앞으로 인도가 티베트 문제에서 중국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언한 셈이 됐다. 외교적으로 보면 중국의 일방적인 승리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를 인도가 추방한다는 것은 아니니 사실 중국이 인도에서 이번에 받은 것은 별로 없다. 대신 인도는 중국·인도 국경 분쟁에서 인도의 원칙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결국, 리커창은 티베트에 대해서 인도의 지지라는 조그마한 선물을 받는 대신에 인도와의 국경문제에서 인도의 손을 들어 주는 큰 선물을 선사해 준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중국이 왜 그랬을까?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영토분쟁, 필리핀 등 동남아 주변국과의 긴장이 고조돼가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등의 문제도 그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은 전통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방식으로 다자가 아닌 1:1 해결을 원하고 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인도의 국경분쟁은 잠시 접어두고 미국과 연합 전선을 펴고 있는 일본에 대항하고 싶은 심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문제는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핵심이익에 관한 문제의 해결이 가장 중요했다. 최근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을 방문했던 롭상 상가이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가 티베트 망명정부는 중국의 통치를 받아들이고,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존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데도 자극받았다. 사실 고령의 달라이라마 이후의 티베트 망명정부는 지금까지 그나마 노벨평화상으로 촉발된 ‘달라이라마 마케팅’으로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달라이라마 사후 티베트 망명정부의 미래는 불투명하기 그지없다.  중국정부의 입장대로 이대로 시간만 흘러가면 와해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의 망명정부 총리는 당연히 달라이라마 살아생전에 달라이라마의 귀환으로 상징되는 티베트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 것이다. 가뜩이나 빈부격차 확대, 파업 등 노동운동의 확산, 소수민족 문제, 농민공 문제 등 수많은 국내문제로 두통을 앓고 있는 중국정부로서는 117명을 넘어선 티베트인들의 분신을 바라보는 국내외적인 시선도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인도와 중국의 협상은 중국이 계속해서 티베트 망명정부의 기대에는 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앞으로 중국이 인도에 어떤 국익을 선물로 주는가에 따라, 인도에서 얹혀사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언제 추방될지도 모르는 풍전등화와 같은 운명이라는 사실을 기정사실로 했다. 이 모두가 바둑판을 잡고 있는 중국외교부의 꼼수이며 묘수다.  달라이라마의 열반만을 편하게 기다리던 중국을 코너로 몰고 있는 분신은 최근 네팔과 인도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구호는 “중국 통치 반대! 티베트에 자유를! 달라이 라마 귀환을!” 등이다. 통치 반대라고 하지만 결국 한족의 동화정책을 중지해 달라는 것이다. 자유를 원하지만 대개 종교의 자유이며 독립을 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정신적인 스승 달라이 라마 티베트 귀환 등을 허용하라는 요구가 대부분이다. 분신은 궁지에 몰린 티베트인들의 마지막 몸부림이며 절규인 셈이다.  현재까지 42명의 분신자가 나온 칭하이(靑海)성 그 가운데 황난(黃南)티베트족자치주 수도로 티베트인 밀집지역인 퉁런(同仁)현은 벌써 15명이나 분신자가 나왔다. 이곳은 2009년 5월 19일 춘제(설) 연휴를 맞아 불꽃을 피우는 의식을 하면서 달라이 라마의 오바마 대통령 면담을 지지했던 곳으로도 알려졌다. 서슬 퍼런 중국정부에 일찍부터 저항했던 이곳의 분신은 이미 예견됐다는 뜻이다. 청장고원의 한 부분으로 지세가 높아 티베트와 함께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칭하이성은 중국 내의 자치구를 제외한 전체성에서 면적은 가장 크나 가장 못사는 동네로 유명하다.  칭하이성은 달라이라마의 고향으로 더 유명하다. 1935년 달라이라마는 이곳 칭하이성의 하이둥(海東)시의 핑안(平安)현에 인접한 탁처(현재 명칭은 훙아이)에서 태어났다. 이 때문에 중국정부는 최근 티베트의 동북부 지역으로 전에는 암도라고 불렸던 이곳의 도시화를 추진하고 있다. 티베트의 전통이 강한 이곳에서 서장문화를 탈색시키고 나아가 달라이라마의 영향력을 축소해 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동부 티베트 문화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칭하이성은 티베트불교의 주요발원지 중 하나이다. 이러한 문화의 정수가 칭하이성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마침 칭하이성박물관의 전시품들을 서울에서 만날 기회가 생겼다. “중국 청해 라마불교예술전 -아름다운 청해로 가서 신비로운 기품을 느끼다-”가 불기 2557년 석가탄신일을 기념하고 중국 칭하이의 티베트 라마 불교예술을 알리고 한·중 양국의 문화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칭하이성문화와신문출판청·주한중국문화원·칭하이성인민정부언론홍보실이 주최하고 칭하이성공예미술관리보호실·칭하이성박물관 주관, 주한중국대사관이 후원한 이번 특별초청전은 칭하이성박물관 소장품과 함께 우리나라 국가인간무형문화재와 같은 중국공예미술명인들의 진귀한 소장품이 다수 전시되고 있다.  티베트(라마) 불교 예술의 꽃이라 불리는 탱화와 함께 매우 정교한 조각, 화려하고 수준 높은 자수공예, 신비로운 신선의 발자취 종교법기 등이 전시된다. 칭하이성까지 가지 않아도 칭짱고원(靑藏高原)의 신비로운 역사와 다채로운 칭하이성의 티베트불교 예술을 조금이나마 감상할 좋은 기회다. 전시는 6월 14일까지 주한중국문화원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11시 50분까지, 오후는 2시부터 5시까지다.  문화원은 “이번 전시는 칭하이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티베트(라마) 불교예술의 다양함과 신비로움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으로 한국은 물론 중국 내에서도 접하기 어렵다. 전시와 다채로운 체험을 통해 한국국민이 좀 더 많이 청해 티베트 민속문화예술을 체험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오래된 보물은 하나도 볼 수 없다. 국가급 유형문화재가 아닌 중국의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열공(熱貢)예술 대표 전승인으로 유명한 티베트인 니앙번(娘本), 시아우자오(夏吾角), 루오메이리(&#32599;美&#20029;) 등 3인의 현대작품이 주로 전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냥번은 그의 작품 호법금강, 토신, 흑금사비관음, 사비관음 등은 중국미술관, 국가박물관 등에 수장돼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칭하이성 불교문화의 맥을 잇는 중국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조금은 감상할 수 있다.  다만 관전 포인트를 두고 보면 좋겠다. 서남공정이나 동북공정의 미래가 말하듯이 결국 영토문제의 미래는 알 수 없다. 역사가 지속하는 한 최후의 승리자는 그리 쉽게 정해지지 않는다. 영토나 혈통 등의 요소들도 중요하겠지만, 최종적으로는 누가 그 문화의 정수를 얻어서 계승하는가에 낙점이 찍힌다. 그렇게 문화의 주인공이 결국 영토와 정통성을 얻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양성하는 승려들과 중국 정부에 의해서 보호와 지원을 받는 칭하이성 최고 예술가들의 진검승부를 엿볼 좋은 기회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dogyeom.ha@gmail.com)

【서울=뉴시스】하도겸 박사의 ‘히말라야이야기’ <2>

 5월 22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인도에 이어 파키스탄을 방문했다. 이에 앞서 방문한 인도의 만모한 싱(81) 총리는 회담 뒤 인도 정부는 티베트가 중국 영토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인도 영토 내에서 어떤 세력의 반중(反中) 활동도 허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중국 신화통신이 더반에서 열린 중국·인도 정상회담에서 인도는 티베트 자치구가 중국 영토의 일부임을 승인했으며 티베트인들이 인도에서 반중 정치활동을 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하자마자 인도 외교부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이 두 사실만 두고 보자면, 결국 한 달 전에 중국은 앞으로 인도가 티베트 문제에서 중국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언한 셈이 됐다. 외교적으로 보면 중국의 일방적인 승리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를 인도가 추방한다는 것은 아니니 사실 중국이 인도에서 이번에 받은 것은 별로 없다. 대신 인도는 중국·인도 국경 분쟁에서 인도의 원칙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결국, 리커창은 티베트에 대해서 인도의 지지라는 조그마한 선물을 받는 대신에 인도와의 국경문제에서 인도의 손을 들어 주는 큰 선물을 선사해 준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중국이 왜 그랬을까?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영토분쟁, 필리핀 등 동남아 주변국과의 긴장이 고조돼가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등의 문제도 그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은 전통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방식으로 다자가 아닌 1:1 해결을 원하고 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인도의 국경분쟁은 잠시 접어두고 미국과 연합 전선을 펴고 있는 일본에 대항하고 싶은 심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문제는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핵심이익에 관한 문제의 해결이 가장 중요했다. 최근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을 방문했던 롭상 상가이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가 티베트 망명정부는 중국의 통치를 받아들이고,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존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데도 자극받았다. 사실 고령의 달라이라마 이후의 티베트 망명정부는 지금까지 그나마 노벨평화상으로 촉발된 ‘달라이라마 마케팅’으로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달라이라마 사후 티베트 망명정부의 미래는 불투명하기 그지없다.

 중국정부의 입장대로 이대로 시간만 흘러가면 와해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의 망명정부 총리는 당연히 달라이라마 살아생전에 달라이라마의 귀환으로 상징되는 티베트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 것이다. 가뜩이나 빈부격차 확대, 파업 등 노동운동의 확산, 소수민족 문제, 농민공 문제 등 수많은 국내문제로 두통을 앓고 있는 중국정부로서는 117명을 넘어선 티베트인들의 분신을 바라보는 국내외적인 시선도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인도와 중국의 협상은 중국이 계속해서 티베트 망명정부의 기대에는 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앞으로 중국이 인도에 어떤 국익을 선물로 주는가에 따라, 인도에서 얹혀사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언제 추방될지도 모르는 풍전등화와 같은 운명이라는 사실을 기정사실로 했다. 이 모두가 바둑판을 잡고 있는 중국외교부의 꼼수이며 묘수다.

 달라이라마의 열반만을 편하게 기다리던 중국을 코너로 몰고 있는 분신은 최근 네팔과 인도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구호는 “중국 통치 반대! 티베트에 자유를! 달라이 라마 귀환을!” 등이다. 통치 반대라고 하지만 결국 한족의 동화정책을 중지해 달라는 것이다. 자유를 원하지만 대개 종교의 자유이며 독립을 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정신적인 스승 달라이 라마 티베트 귀환 등을 허용하라는 요구가 대부분이다. 분신은 궁지에 몰린 티베트인들의 마지막 몸부림이며 절규인 셈이다.

 현재까지 42명의 분신자가 나온 칭하이(靑海)성 그 가운데 황난(黃南)티베트족자치주 수도로 티베트인 밀집지역인 퉁런(同仁)현은 벌써 15명이나 분신자가 나왔다. 이곳은 2009년 5월 19일 춘제(설) 연휴를 맞아 불꽃을 피우는 의식을 하면서 달라이 라마의 오바마 대통령 면담을 지지했던 곳으로도 알려졌다. 서슬 퍼런 중국정부에 일찍부터 저항했던 이곳의 분신은 이미 예견됐다는 뜻이다. 청장고원의 한 부분으로 지세가 높아 티베트와 함께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칭하이성은 중국 내의 자치구를 제외한 전체성에서 면적은 가장 크나 가장 못사는 동네로 유명하다.

【서울=뉴시스】하도겸 박사의 ‘히말라야이야기’ <2>  5월 22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인도에 이어 파키스탄을 방문했다. 이에 앞서 방문한 인도의 만모한 싱(81) 총리는 회담 뒤 인도 정부는 티베트가 중국 영토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인도 영토 내에서 어떤 세력의 반중(反中) 활동도 허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중국 신화통신이 더반에서 열린 중국·인도 정상회담에서 인도는 티베트 자치구가 중국 영토의 일부임을 승인했으며 티베트인들이 인도에서 반중 정치활동을 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하자마자 인도 외교부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이 두 사실만 두고 보자면, 결국 한 달 전에 중국은 앞으로 인도가 티베트 문제에서 중국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언한 셈이 됐다. 외교적으로 보면 중국의 일방적인 승리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를 인도가 추방한다는 것은 아니니 사실 중국이 인도에서 이번에 받은 것은 별로 없다. 대신 인도는 중국·인도 국경 분쟁에서 인도의 원칙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결국, 리커창은 티베트에 대해서 인도의 지지라는 조그마한 선물을 받는 대신에 인도와의 국경문제에서 인도의 손을 들어 주는 큰 선물을 선사해 준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중국이 왜 그랬을까?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영토분쟁, 필리핀 등 동남아 주변국과의 긴장이 고조돼가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등의 문제도 그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은 전통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방식으로 다자가 아닌 1:1 해결을 원하고 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인도의 국경분쟁은 잠시 접어두고 미국과 연합 전선을 펴고 있는 일본에 대항하고 싶은 심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문제는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핵심이익에 관한 문제의 해결이 가장 중요했다. 최근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을 방문했던 롭상 상가이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가 티베트 망명정부는 중국의 통치를 받아들이고,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존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데도 자극받았다. 사실 고령의 달라이라마 이후의 티베트 망명정부는 지금까지 그나마 노벨평화상으로 촉발된 ‘달라이라마 마케팅’으로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달라이라마 사후 티베트 망명정부의 미래는 불투명하기 그지없다.  중국정부의 입장대로 이대로 시간만 흘러가면 와해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의 망명정부 총리는 당연히 달라이라마 살아생전에 달라이라마의 귀환으로 상징되는 티베트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 것이다. 가뜩이나 빈부격차 확대, 파업 등 노동운동의 확산, 소수민족 문제, 농민공 문제 등 수많은 국내문제로 두통을 앓고 있는 중국정부로서는 117명을 넘어선 티베트인들의 분신을 바라보는 국내외적인 시선도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인도와 중국의 협상은 중국이 계속해서 티베트 망명정부의 기대에는 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앞으로 중국이 인도에 어떤 국익을 선물로 주는가에 따라, 인도에서 얹혀사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언제 추방될지도 모르는 풍전등화와 같은 운명이라는 사실을 기정사실로 했다. 이 모두가 바둑판을 잡고 있는 중국외교부의 꼼수이며 묘수다.  달라이라마의 열반만을 편하게 기다리던 중국을 코너로 몰고 있는 분신은 최근 네팔과 인도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들의 구호는 “중국 통치 반대! 티베트에 자유를! 달라이 라마 귀환을!” 등이다. 통치 반대라고 하지만 결국 한족의 동화정책을 중지해 달라는 것이다. 자유를 원하지만 대개 종교의 자유이며 독립을 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정신적인 스승 달라이 라마 티베트 귀환 등을 허용하라는 요구가 대부분이다. 분신은 궁지에 몰린 티베트인들의 마지막 몸부림이며 절규인 셈이다.  현재까지 42명의 분신자가 나온 칭하이(靑海)성 그 가운데 황난(黃南)티베트족자치주 수도로 티베트인 밀집지역인 퉁런(同仁)현은 벌써 15명이나 분신자가 나왔다. 이곳은 2009년 5월 19일 춘제(설) 연휴를 맞아 불꽃을 피우는 의식을 하면서 달라이 라마의 오바마 대통령 면담을 지지했던 곳으로도 알려졌다. 서슬 퍼런 중국정부에 일찍부터 저항했던 이곳의 분신은 이미 예견됐다는 뜻이다. 청장고원의 한 부분으로 지세가 높아 티베트와 함께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칭하이성은 중국 내의 자치구를 제외한 전체성에서 면적은 가장 크나 가장 못사는 동네로 유명하다.  칭하이성은 달라이라마의 고향으로 더 유명하다. 1935년 달라이라마는 이곳 칭하이성의 하이둥(海東)시의 핑안(平安)현에 인접한 탁처(현재 명칭은 훙아이)에서 태어났다. 이 때문에 중국정부는 최근 티베트의 동북부 지역으로 전에는 암도라고 불렸던 이곳의 도시화를 추진하고 있다. 티베트의 전통이 강한 이곳에서 서장문화를 탈색시키고 나아가 달라이라마의 영향력을 축소해 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동부 티베트 문화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칭하이성은 티베트불교의 주요발원지 중 하나이다. 이러한 문화의 정수가 칭하이성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마침 칭하이성박물관의 전시품들을 서울에서 만날 기회가 생겼다. “중국 청해 라마불교예술전 -아름다운 청해로 가서 신비로운 기품을 느끼다-”가 불기 2557년 석가탄신일을 기념하고 중국 칭하이의 티베트 라마 불교예술을 알리고 한·중 양국의 문화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칭하이성문화와신문출판청·주한중국문화원·칭하이성인민정부언론홍보실이 주최하고 칭하이성공예미술관리보호실·칭하이성박물관 주관, 주한중국대사관이 후원한 이번 특별초청전은 칭하이성박물관 소장품과 함께 우리나라 국가인간무형문화재와 같은 중국공예미술명인들의 진귀한 소장품이 다수 전시되고 있다.  티베트(라마) 불교 예술의 꽃이라 불리는 탱화와 함께 매우 정교한 조각, 화려하고 수준 높은 자수공예, 신비로운 신선의 발자취 종교법기 등이 전시된다. 칭하이성까지 가지 않아도 칭짱고원(靑藏高原)의 신비로운 역사와 다채로운 칭하이성의 티베트불교 예술을 조금이나마 감상할 좋은 기회다. 전시는 6월 14일까지 주한중국문화원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11시 50분까지, 오후는 2시부터 5시까지다.  문화원은 “이번 전시는 칭하이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티베트(라마) 불교예술의 다양함과 신비로움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으로 한국은 물론 중국 내에서도 접하기 어렵다. 전시와 다채로운 체험을 통해 한국국민이 좀 더 많이 청해 티베트 민속문화예술을 체험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오래된 보물은 하나도 볼 수 없다. 국가급 유형문화재가 아닌 중국의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열공(熱貢)예술 대표 전승인으로 유명한 티베트인 니앙번(娘本), 시아우자오(夏吾角), 루오메이리(&#32599;美&#20029;) 등 3인의 현대작품이 주로 전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냥번은 그의 작품 호법금강, 토신, 흑금사비관음, 사비관음 등은 중국미술관, 국가박물관 등에 수장돼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칭하이성 불교문화의 맥을 잇는 중국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조금은 감상할 수 있다.  다만 관전 포인트를 두고 보면 좋겠다. 서남공정이나 동북공정의 미래가 말하듯이 결국 영토문제의 미래는 알 수 없다. 역사가 지속하는 한 최후의 승리자는 그리 쉽게 정해지지 않는다. 영토나 혈통 등의 요소들도 중요하겠지만, 최종적으로는 누가 그 문화의 정수를 얻어서 계승하는가에 낙점이 찍힌다. 그렇게 문화의 주인공이 결국 영토와 정통성을 얻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양성하는 승려들과 중국 정부에 의해서 보호와 지원을 받는 칭하이성 최고 예술가들의 진검승부를 엿볼 좋은 기회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dogyeom.ha@gmail.com)

 칭하이성은 달라이라마의 고향으로 더 유명하다. 1935년 달라이라마는 이곳 칭하이성의 하이둥(海東)시의 핑안(平安)현에 인접한 탁처(현재 명칭은 훙아이)에서 태어났다. 이 때문에 중국정부는 최근 티베트의 동북부 지역으로 전에는 암도라고 불렸던 이곳의 도시화를 추진하고 있다. 티베트의 전통이 강한 이곳에서 서장문화를 탈색시키고 나아가 달라이라마의 영향력을 축소해 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동부 티베트 문화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칭하이성은 티베트불교의 주요발원지 중 하나이다. 이러한 문화의 정수가 칭하이성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마침 칭하이성박물관의 전시품들을 서울에서 만날 기회가 생겼다. “중국 청해 라마불교예술전 -아름다운 청해로 가서 신비로운 기품을 느끼다-”가 불기 2557년 석가탄신일을 기념하고 중국 칭하이의 티베트 라마 불교예술을 알리고 한·중 양국의 문화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칭하이성문화와신문출판청·주한중국문화원·칭하이성인민정부언론홍보실이 주최하고  칭하이성공예미술관리보호실·칭하이성박물관 주관, 주한중국대사관이 후원한 이번 특별초청전은 칭하이성박물관 소장품과 함께 우리나라 국가인간무형문화재와 같은 중국공예미술명인들의 진귀한 소장품이 다수 전시되고 있다.

 티베트(라마) 불교 예술의 꽃이라 불리는 탱화와 함께 매우 정교한 조각, 화려하고 수준 높은 자수공예, 신비로운 신선의 발자취 종교법기 등이 전시된다. 칭하이성까지 가지 않아도 칭짱고원(靑藏高原)의 신비로운 역사와 다채로운 칭하이성의 티베트불교 예술을 조금이나마 감상할 좋은 기회다. 전시는 6월 14일까지 주한중국문화원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11시 50분까지, 오후는 2시부터 5시까지다.

 문화원은 “이번 전시는 칭하이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티베트(라마) 불교예술의 다양함과 신비로움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으로 한국은 물론 중국 내에서도 접하기 어렵다. 전시와 다채로운 체험을 통해 한국국민이 좀 더 많이 청해 티베트 민속문화예술을 체험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오래된 보물은 하나도 볼 수 없다. 국가급 유형문화재가 아닌 중국의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열공(熱貢)예술 대표 전승인으로 유명한 티베트인 니앙번(娘本), 시아우자오(夏吾角), 루오메이리(罗美丽) 등 3인의 현대작품이 주로 전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냥번은 그의 작품 호법금강, 토신, 흑금사비관음, 사비관음 등은 중국미술관, 국가박물관 등에 수장돼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칭하이성 불교문화의 맥을 잇는 중국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조금은 감상할 수 있다.

 다만 관전 포인트를 두고 보면 좋겠다. 서남공정이나 동북공정의 미래가 말하듯이 결국 영토문제의 미래는 알 수 없다. 역사가 지속하는 한 최후의 승리자는 그리 쉽게 정해지지 않는다. 영토나 혈통 등의 요소들도 중요하겠지만, 최종적으로는 누가 그 문화의 정수를 얻어서 계승하는가에 낙점이 찍힌다. 그렇게 문화의 주인공이 결국 영토와 정통성을 얻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양성하는 승려들과 중국 정부에 의해서 보호와 지원을 받는 칭하이성 최고 예술가들의 진검승부를 엿볼 좋은 기회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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