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게임한다고 비웃지 마세요

등록 2017.02.18 09:46:4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놀이하는 인간, 책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매일 출근길에 스마트폰을 꺼내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게임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출·퇴근길에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거나, 프로야구 경기도 시청한다.

 이처럼 '놀이'는 우리 일상 도처에 깔려 있다. 이러한 모습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사람들은 놀이하기를 원하고, 또 놀이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놀이는 인생의 가장 큰 자극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이가 점점 더 우리 생활에 밀접해지는 것과 달리, 놀이에 대한 적대적인 시각 역시 팽배해지고 있다. 다 큰 성인이 게임에 몰두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물론 청소년에게 게임은 '절대 악'으로 취급된다)는 '게임 중독'이라는 새로운 질병을 만들어냈다. 게임뿐 아니라 거의 대다수의 놀이가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지 않고 아까운 시간을 낭비한다고 질타를 받고 있다.

 종종 도발적인 문제제기로 독일 철학계와 사회분석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노르베르트 볼츠의 새 책 '놀이하는 인간:놀지 못해 아픈 이들을 위한 인문학'은 놀이에 대한 이러한 편견에 맞서 새로운 주장을 펼친다.

 놀이를 단지 '건강'이나 '학습'의 맥락에서만 바라본다거나, ‘비생산적인 소모 행위’로 바라보는 기존 시각에 반론을 펼치면서 놀이가 지닌 매력과 의미를 펼쳐보인다.

 책은 놀이가 우리를 '매혹'하며 '낙원으로 유혹'한다고 평한다. 비록 놀이가 제공하는 것이 생산성의 측면에서 쓸모없고 유용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놀이의 세계는 또 다른 측면에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놀이의 공간은 울타리가 쳐진 생활 세계이고, 그 안에서는 모든 것이 규칙에 맞게 굴러간다. 놀이 규칙을 통해 좋은 질서가 보장되고, 그 질서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안다.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놀이의 세계는 현실의 세계보다 '더 나은 세계'다.  윤종석·나유신·이진 옮김, 292쪽, 1만5000원, 문혜출판사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