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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도 '펑'…끊이지 않는 대기업 공장 안전사고

등록 2020.03.04 11: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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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뉴시스】송승화 기자 =충남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4일 오전 9시 54분 살수 소방차가 폭발 현장에 물을 뿌리고 있다. 2020.03.04. ssong1007@newsis.com

【서산=뉴시스】송승화 기자 =충남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4일 오전 9시 54분 살수 소방차가 폭발 현장에 물을 뿌리고 있다. 2020.03.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4일 충남 서산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산재가 잇따르면서 기업의 안전관리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사고는 에틸렌, 프로필렌 제조를 위한 납사(나프타) 분해공정 중 압축공정에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중상 2명을 포함해 근로자와 인근 주민 등 31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진동은 대산공단에서 수십㎞ 떨어진 당진과 태안에서도 느껴질 만큼 컸다. 공장은 물론 인근 주택 창문이 깨지는 등 주민들도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에는 포스코와 한화 등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해 주민들도 불안에 떨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안전사고가 반복되며 내부에서도 안전 대책이 미비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등에 따르면 지난 한해에 광양제철소에서만 3번, 포항까지 합하면 5번의 폭발 및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7월에는 불꽃과 검은 연기를 발생시킨 정전사고로 주민 불안을 초래하기도 했다.

화약 등을 취급하는 한화 대전사업장은 지난 2월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근로자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 공장에서는 2018년 5월29일에도 로켓추진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다 폭발이 발생, 모두 5명이 숨졌다.1년도 안 돼 또다시 직원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해 안전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기업들은 자체 안전 규정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특별감독 결과 산업안전보건법을 무더기로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 측의 안전불감증이 근로자들의 참변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일례로 폭발사고가 발생한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와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선임이 지연됐고 산업안전보건위원회도 늦게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작업환경측정이 누락되는가 하면 특수검진 지연 등 안전보건 관리체제와 관리 상태가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초적인 안전 난간을 설치하지 않았거나 기계나 기구의 회전부 방호상태가 불량하고 밀폐 공간 관리 누락 등도 지적사항에 포함됐다.

한화 대전사업장은 폭발한 추진체에 정전기 등 전기가 흐르면 안전한 곳으로 흐르게 하는 접지 설비가 없었고, 추락 또는 넘어질 위험이 있는 시설을 방치하거나 압력용기 검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철저한 원인 규명으로 대책을 수립해 재발을 막겠다고 공언하지만 현장 근로자들은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돈이 드는 환경·안전 설비 개선에는 인색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특히산재사망사고는 위험의 외주화가 부른 참사인 경우가 대다수라고 지적한다. 자산규모가 큰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산재 사고로 원청보다 하청에서 더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제조 대기업 10여곳의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명단에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삼성전자 기흥공장,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현대제철, 포스코 광양제철소, LG디스플레이, 대우조선해양, 에쓰오일, 르노삼성자동차,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 등 10개 제조 대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삼성전자 기흥공장, 대우조선해양, 현대제철 등 10개 제조 사업장에서는 한 해 동안 산재 사고로 15명의 노동자가 죽었지만 모두 하청 소속이었다.

노동건강연대 정우준 사무국장은 "산재사망사고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건설, 제조, 조선업 등에서 하청업자 산재사망이 빈번하다"며 "하청 노동자들은 더 위험한 일에 노출됐거나, 제대로 된 안전관리도 받지 못한다. 생명안전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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